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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 여야 노림수는?

與, 현행 유지 괜찮지만 제스처 필요…野, 수도권 지키고 영남 확보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3.03.28 16:41:56
[프라임경제] 국회가 오는 30일 현역의원이 전원 참석하는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 논의에 착수한다. 우선 3개 방안을 놓고 2주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인데, 여‧야가 내놓은 안건 내용이 가지각색이다. 일각에서는 협의 불발을 예상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계 관계자, 정치 평론가 세 명에게 각 당의 셈법을 진단하고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 같지만 다른 셈법 "기득권 유지 원할 것"

우선 여당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제시했다.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는 규모가 큰 도시에서 한 선거구당 의원 3~5명을 선출하고 농·어촌에서는 현행과 같이 1명을 선출하는 방법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사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정개특위에서는 이날 선거제 개편안이 가결됐다. ⓒ 연합뉴스


권역별‧병립형 비례제는 전국을 6개 또는 17개 시도별로 나눠 지역구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가장 정확한 민심 반영이 가능하지만, 전체 의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전문가들은 여당이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강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려는 전략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계 관계자는 "여당이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현 수도권 지지율이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어떤 개편 방향이 유리한지는 시뮬레이션을 돌려 의석수 변화를 확인했을 거다. 유불리와 가능성을 따져 주장하되, 정치적으로 개편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없으니 개편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은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중대선거구제뿐만 아니라 소선거구제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있는 걸로 안다"며 "유리한 조건 내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하거나, 현행과 같이 소선거구제 구조를 유지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제기한 안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선출하는 의원 정수를 4인 이상 7인 이하로 하고, 정당별로 순위를 정하지 않은 후보자 명부를 제출하면 선거인이 한 정당과 정당에서 추천한 후보자 중 1명을 택하는 방식이다.

정당기표란과 후보자기표란에 각각 기표할 수 있고, 지역구 의석 배분은 정당 득표비율에 선거구 의석 정수를 곱해 산출한다. 정당은 배분받은 의석 범위 내에서 후보자의 득표순에 따라 당선인을 결정한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은 현행처럼 전국단위로 실시하되 의석 배분 방식은 준연동형에서 병립형으로 바꾼다.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안은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논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생존책과 함께 판세를 뒤집기 위한 내심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야당이 제안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에 관해 "민주당은 현재 지난 총선보다는 훨씬 어려운 상황이다. 개방식 명부제를 통해 중대선거구제로 가면 수도권은 한 명씩 다 유지가 되기 때문에, 줄어드는 숫자가 적으면서 영남 쪽에서 더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유리하게 보일 것"이라며 "지난 총선 대비 어려워진 지형을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더 많은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비례대표제에 관해서는 "지난 총선 때는 위성 정당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해당 꼼수가 불가능하다. 비례대표를 더 늘리면, 전체 의석수에 상응하는 만큼 정도는 가져가게 돼 민주당으로써는 손해 볼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내놓은 것에 대해 "중대선거구제는 민주당이 원치 않을 것이다. 수도권에서 잃은 의석을 복구할 데가 없기 때문"이라며 "수도권에서 잃는 것만큼 영남에서 힘을 얻기도 벅찬 상황이지 않느냐"라고 분석했다.

◆ '명분'만 있는 '헤어질 결심'한 자리?

일각에선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철저하게 정치공학적으로 계산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 695개로 구성된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은 지난 23일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비례대표 의석의 획기적 확대 없이 선거개혁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권력 구조와 선거제도 개편"이라며 "여야가 어떤 유불리를 계산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고, 어떤 선거제가 더 유리할지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위험천만하다. 그래서 (논의 자체가) 전략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역감정을 회수할 수 있고, 거대 양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적 명분이 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이야기를 띄운 거지, 당론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라며 "여야가 목숨을 걸고 싸우는 판이고 마지막 격전지가 내년 4월 총선이다. 합의를 모으고 국민적 합의를 보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든다. 개편안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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