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소재 빗썸 고객센터에 표시된 루나 코인 시세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이자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가운데 대표 권도형이 미국 뉴욕 검찰에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다.
현지시간으로 23일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검찰은 권도형을 증권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필립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같은 날 트위터에 "세계적인 지명 수배자인 한국의 권도형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검거됐다"며 "현재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게시했다.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이후 성명을 내고 권 대표와 또 다른 한 명이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벨기에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하다가 적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과 그가 창업한 가상화폐 테라USD(UST)·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도 지난해 9월 테라·루나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 권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적해왔으며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해 적색수배를 내렸다.
권도형은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암호화폐는 하루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점 때문에 실제 화폐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를 보완한 것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나 유로 같은 실제 자산에 가격을 '페깅'(pegging, 연동)시킨 것이 특징이다. 시총 상위의 스테이블코인은 대부분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다.
테라는 스테이블코인 유형 중 '알고리드믹 스테이블코인'에 해당한다.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지만, 실제 유동자산 대신 자매 토큰인 루나를 발행하거나 소각해 가격을 유지한다. 테라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하락하면 루나로 테라를 사들이고, 반대로 1달러를 상회하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이도록 하는 알고리즘이다.
'테라·루나 사태'는 테라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발단이 됐다. 이에 루나 가치도 곤두박칠쳤다. 결국 테라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로 이어졌다. 가격은 더 떨어지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패닉셀(투자자들의 공포심에 따른 급격한 매도)'에 나섰다.
결국 테라폼랩스는 무너졌으며,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캐피털(3AC), 코인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 등의 연쇄 파산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