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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발 뺀 철강사들, 동남아로 '눈길'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중국 법인 매각…인도네시아·베트남 투자 지속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03.23 14:34:04
[프라임경제]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중국 법인 지분을 매각한데 이어 최근 현대제철도 베이징 법인 매각을 결정했다.

중국 현지 철강업체들의 생산능력이 확대됨과 동시에 한한령 등 정치적 리스크로 국내 철강업체 경쟁력이 저하된 탓이다. 현지 수요 둔화로 중국 법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쌓이는 적자에 시장 매력 '뚝'

현대제철(004020)의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2200억원이다. 한때 10%에 달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대제철 중국 법인 사업 대부분은 해외스틸서비스센터(SSC)다. 국내에서 생산된 강판을 들여와 필요한 규격에 맞게 제조·판매하는 것이 주력이다. 현대차 판매량이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잇따른 부진으로 현대제철도 덩달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대제철이 매각을 결정한 베이징 법인. ⓒ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매각 대상 기업의 실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매각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베이징 법인 매각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의 중국 법인 수는 6개로 줄어든다.

국내 1위 철강업체 포스코도 중국 수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 10년 전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했던 판매 비중은 지난해 6.6%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포스코도 중국 광둥성 차량용 강판 생산 법인의 지분을 하강포항에 전량 매각했다. 하강포항은 지난해 초 포스코와 중국 하북강철이 세운 합작법인으로 지속적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아울러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법인 장가항STS도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001230)도 지난해 7월 중국 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의 지분 90%를 중국 장인(江陰)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DKSC는 3년 동안 7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동국제강이 보유한 지분은 10% 수준으로 사실상 중국 시장 철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의 중국 법인 대다수가 SSC사업으로 설비 투자 및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라며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는 없으나, 서서히 사업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받는 동남아…"성장 가능성 지켜봐야"

철강사들은 다음 핵심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꼽고 있다. 특히 빠르게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판매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갖춘 포스코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2027년까지 현지 법인 '크라카타우 포스코'를 통해 35억달러를 투자해 철강 생산 연 1000만톤을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4조원 규모의 칼리만탄섬 누산타라 지역 건설 참여도 추진한다. 누산타라 지역 건설은 수도 자카르타의 인구 과밀,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도 이전 사업이다. 

또, 인도네시아 국영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생산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현지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PT크라카타우스틸 합작회사 'PT크라카타우포스코' 전경. ⓒ 포스코


현대제철은 철강 시장이 이미 공급과잉인 만큼 대규모 투자보다는 시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대응한다.

현대제철은 인도네시아 내 LNG 생산 해양플랜트용 강재 등 고급강 위주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에너지 전환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체 해양플랜트는 총 600여기로 추산된다. 이중 100여기가 노후화된 만큼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 물량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4월 컬러강판 베트남스틸서비스센터(VSSC) 지분 15%를 확보하면서 현지 프리미엄 컬러강판 수요 발굴에 나섰다. 

연간 1만톤의 컬러강판을 수출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VSSC사업을 통해 현지 고객사들의 니즈를 즉각 반영하고 있다. VSSC는 연 7만톤 규모 컬러강판 가공 판매가 가능하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이끈 금속 수요 성장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지역으로 동남아시아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 달라진 글로벌 역학관계,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명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과거 중국과 같은 형태의 경제성장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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