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검찰이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보툴리눔(BTX) 톡신 제제를 수출업체에 판매한 6개 제약사와 임직원을 기소했다. 해당 기업들은 "간접수출에 대한 법률적 판단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박혜영 부장검사)는 보톡스를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에 판매한 제약업체 6곳과 임직원 1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기업은 메디톡스(086900)·휴젤(145020)·파마리서치바이오(217950)·제테마(216080)·한국비엠아이·한국비엔씨(256840)다.

검찰이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보툴리눔(BTX) 톡신 제제를 수출업체에 판매한 6개 제약사와 임직원을 기소했다. © 연합뉴스
보톡스 같은 생물학적 제제는 국내에 판매하기 전에 식약처가 제조·품질관리를 검토하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 판매되지 않고 수출되는 제품은 이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업체들은 관행적으로 보톡스를 국내 무역 업체에 넘기고, 이 업체가 수출을 진행하는 '간접수출' 방식을 취해왔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47억원에서 최대 1300억원 상당의 보톡스를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 수출업체에 유상 양도했다고 밝혔다.
반면 보툴리눔 톡신 업계는 식약처와 검찰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은 수출을 목적으로 국내 수출업체에 제품을 제공했다. 국내 수출회사에 판매한 것은 국가출하승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수출 행위라는 것이다. 이들 6개 업체는 모두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결과'와 '과정'을 두고 해석을 다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보톡스 업체들이 국내 수출 업체에 '유상 양도'한 것은 사실상 국내 판매 행위로 국가출하승인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수출을 목적이라지만 사실상 국내 업체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반면 보톡스 업체들은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았고 모두 물량이 수출됐으며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수출을 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조치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휴젤은 15일 입장문에서 "회사는 의약품을 간접수출하는 과정에서 국내 무역업체에 의약품을 공급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를 국내 판매로 보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며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투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간접수출 제품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도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판매 가능한 수출용 의약품"이라며 "그동안 식약처도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선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하면서 이와 같은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비엔씨도 16일 입장문을 통해 "수출용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대상이 아니고 해당 의약품을 국내에 전혀 유통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약사법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한다"며 "국내 판매용 의약품과 달리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 역시 해외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오랜 기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수출업자가 자신들의 거래방식을 통해 최종 수출을 진행한 것을 국내 판매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며 대법원도 의약품 수출은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비엔씨 측은 검찰이 국내 유통돼 사용된 적이 없는 한국비엔씨의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한 이번 조치는 부적절하다며 관련 법적 절차를 통해 본 사건에 대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검찰 기소는 식약처의 보툴리눔 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지난 2020년식약처는 메디톡스를 시작으로, 2021년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지난해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 등에 품목허가 취소와 제조 업무 정지 처분을 잇따라 내렸다. 대상이 된 기업들은 모두 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현재 첨예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도 해당 행위가 국내 거래라는 점에서 검찰과 뜻을 같이 한다. 식약처 측은 수출용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을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으나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국내에서 거래가 될 경우 내수 시장 재판매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가출하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