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SVB의 파산이 코인 시장에도 후폭풍을 가져오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주로 거래하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코인 시장에도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SVB에 준비금 일부가 묶여있는 스테이블 코인 USDC 가격이 1달러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현지시간으로 11일 가상화폐 정보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이날 낮 12시 현재 스테이블 코인 USDC는 0.92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7.2% 급락한 수준으로, 특히 장중 0.86달러까지 떨어지며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가격 등락을 반복하며 0.9달러 선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블(Stable) 코인이란 가격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설계된 가상화폐다. 따라서 '1코인=1달러'의 가치를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페깅(Pegging, 가치 연동)'이 깨진 것이다.
미국 달러와 일대일로 고정된 USDC는 테더(USDT)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시가총액도 433억5000만달러(약 57조3500억원)에서 364억8000만달러(약 48조2600억원)로 약 9조원이 증발했다.
USDC의 급락은 해당 코인 발행사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Circle Internet Financial·이하 서클)이 SVB에 자금이 묶여 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서클 측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400억달러(약 53조원)가량의 준비금 중 33억달러(4조3천659억원)가 실리콘밸리 은행에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가격을 뒷받침하는 준비금 중 8%가량이 묶인 셈이다.
이어 "이틀 전 SVB에 예치했던 자금 인출을 시도했지만 처리가 되지 않았다"며 "SVB의 다른 고객 및 예금자와 마찬가지로 서클 역시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표 직후 시장에선 USDC를 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내도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테더의 경우 한때 1.03달러까지 급등했으며, 현재는 1.01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SVB는 미국 자산 규모 16위 은행이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에 이어 미 서부 실리콘밸리 최대 상업은행인 SVB가 잇달아 파산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