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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동산PF 부실' 속 성과급 잔치…연봉 2억원 육박

5대 시중은행 뛰어넘어…"'이익의 사유화, 위험의 공유화' 대책 마련 필요"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03.12 10:45:18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2021년 평균 연봉이 은행권보다 높은 1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통적으로 성과급 비중이 큰 업계 특성이 높은 연봉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지만,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나친 성과 보수 지급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주요 증권사 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주요 증권사 10곳의 직원 평균 총급여는 모두 1억원을 넘어섰다. 해당 금액은 성과급을 포함한 수치다.

우선, 메리츠증권이 1억9366만원으로 가장 높은 평균연봉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삼성증권(1억6800만원) △NH투자증권(1억5420만원) △하나증권(1억4779만원) △KB증권(1억4679만원) △미래에셋증권(1억4424만원) △한국투자증권(1억4149만원) △신한금융투자(1억391만원) △대신증권(1억1526만원) △키움증권(1억1246만원) 순이었다.

10곳 증권사 평균연봉 모두 은행권 중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1억174만원)보다 많았다.

평균연봉뿐 아니라 총 급여의 중위값도 키움증권(8110만원)과 삼성증권(개인정보 사유로 미제출)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1억원을 넘었다. 중위값이란, 연봉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이들이 받은 연봉이다.

주요 증권사 중 직원 상위 10%의 평균연봉은 △하나증권(4억6602만원) △한국투자증권(4억2148만원) △키움증권(3억9942만원) △미래에셋증권(3억7759만원) △신한금융투자(3억6876만원) △KB증권(3억5883만원) △NH투자증권(3억5천730만원) 등 대부분 3억원~4억원대였다.

특히 증권업계 중에서도 '성과주의'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증권의 상위 10% 평균연봉은 9억원에 조금 못 미친 8억9192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경우엔 2021년 기준 상위 10% 평균연봉이 2억원을 넘는 곳이 없었다.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주요 증권사의 평균 연봉이 억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메리츠증권은 2022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했다. 메리츠증권이 지난 9일 공시한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급여·상여·성과급 등 포함)은 2억30만원으로 2021년 2억492만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증권사 대부분이 작년 증시 침체 및 시장금리 상승, 자금조달 시장 위축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황이어서 '성과급 잔치'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해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이 확대되면서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투입 등 대규모 지원에 나선 상황임을 감안해 과도한 성과급 지급이 이뤄졌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PF 담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분할 지급하는 '이연 지급 제도'나 문제가 생겼을 때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8.2%로 2021년 말(3.7%)의 2배를 넘었다.

이와 관련해 윤창현 의원은 "PF대출 부실로 인해 증권사들이 산업은행과 한국은행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상황인 만큼 국민 눈높이를 넘어서는 성과급 지급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 불안이 진정되는 시점에는 증권업계가 누리는 '이익의 사유화, 위험의 공유화'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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