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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성적표' 쉐보레, 원인은 어설픈 수입차 흉내?

내연기관→전동화 전환 단계…수입 판매사·생산기지 역할에 무게↑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3.03.03 10:42:34
[프라임경제] 한국GM(GM 한국사업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중요한 시점에서 선보인 신차들이 전부 수입 판매 방식이었지만,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하며 낙제점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최근 GM 한국사업장에 GMC 브랜드가 합류하긴 했지만 전체 실적을 이끌 정도의 볼륨있는 모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쉐보레 라인업의 부활이 절실하다.

지난 2월 GM 한국사업장은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4.3% 감소한 111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스파크 392대 △트레일블레이저 380대 △콜로라도 98대 △트래버스 85대 △이쿼녹스 55대 △타호 20대, GMC 시에라는 63대다. 

GM 한국사업장의 판매부진 이유는 그동안 특정모델에 대한 판매의존도가 심각했던 만큼 실적을 이끌던 트레일블레이저가 부진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무엇보다 어설픈 수입차 흉내가 쉐보레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쉐보레는 수입 판매 모델들을 위해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를 앞세운 마케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초대형 SUV 타호. ⓒ 한국GM


다만, 수입차라고 하면 성능도 성능이지만 일단 이미지가 프리미엄 혹은 럭셔리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이 수입 판매 중인 쉐보레 모델들을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은 그렇지 않다.

또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쉐보레는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로서 고급화 전략 일환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가장 비싼 최상위 트림만 운영을 하거나, 수백만원 이상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쉐보레가 판매중인 모델들은 수입이다 보니 관세 등의 가격인상 요인들이 불가피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든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 파워에서 현대차·기아가 우세한 만큼 국내 소비자들 다수는 나머지 브랜드들(쌍용·한국GM·르노코리아)은 당연히 이들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수입 판매 모델이니까 당연히 수입차로 받아들여 줬으면 하겠지만, 소비자들이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넥스트 이쿼녹스. ⓒ 쉐보레


이런 상황에서 쉐보레 내연기관 모델들의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GM이 전동화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수입 판매중인 쉐보레 내연기관 모델들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GM 한국사업장 역시 이에 발맞춰 향후 국내 자동차시장에 오는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는 등 전동화 모델들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문제는 GM 한국사업장이 앞으로 선보일 10종의 전기차들도 전부 수입 판매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GM 한국사업장을 향해 전략 실패의 전례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GM의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GM 한국사업장이 선보일 전기차들이 지금과 같은 수입 판매 모델인 만큼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내세우거나, 수입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차별화된 마케팅, 확실한 물량확보 등이 반드시 갖춰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GM 창원공장 전경. ⓒ 한국GM


업계 관계자는 "현재 GM 한국사업장은 일부 모델은 국내 생산, 일부 모델은 수입 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수입 판매 모델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더 좋게 갖출 수 없다면 이미지 마케팅으로라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채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읽지 못하고 지금과 같은 움직임으로 일관한다면 앞으로도 더 큰 제동에 걸릴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브랜드 파워를 쥐락펴락하는 시대에 소비자들 피부에 와 닿는 마케팅이 없다면 정말 찬밥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GM 한국사업장 전략의 핵심이 결국 수입 판매라는 점에서, GM 한국사업장이 앞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보다는 수입 판매사 또는 생산기지 역할에 더욱 무게를 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국내 생산 모델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이들이 생산한 모델이 내수판매 보다 수출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다.

이처럼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보다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이 더 다양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달기 애매해진 것은 물론, 한국사업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음을 못 박은 탓에 한국GM의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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