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JB금융지주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가계예대금리차(대출과 예금 금리차이) 공시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 중·저신용자에 치우쳐진 고객 비중으로 인한 착시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벌어진 예대금리차로 역대급 수익이 발생했기에 세간의 비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1월 기준 가계예대금리차는 7.18%p다. ⓒ 전북은행 편집
은행연합회에서 지난 20일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곳은 7.18%p를 기록한 전북은행이다. 같은 JB금융지주 계열 은행인 광주은행은 5.11%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타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1.58%p)과 BNK경남은행(1.74%p)의 가계예대금리차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현재 정부는 성과급으로 불거진 은행권 '이자장사'와 관련된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과도한 예대마진을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대(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경쟁 체제로 바꾸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주도한 은행권 개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22일 출범했다. 이들 TF는 오는 6월말까지 △은행권 경쟁 촉진 △손실흡수능력 제고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과 관련된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당초 금융당국에서 TF로 겨냥한 상대는 5대 은행이지만, JB금융 계열 은행들에 화살이 날아올 수 있다. TF가 출범했던 배경에 예대금리차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JB금융 계열 은행들은 이자장사 지적에 억울함을 토로한다. 은행권에서 소외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하다 보니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북은행 측에서 공개한 지난해 12월 기준 신규 가계대출은 총 3833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민금융진흥원 관련 대출이 2528억원, 중·저신용자 및 외국인 대출은 886억원이다. 대출 약 89.1%가 사회적 약자에게 실행됐다.
다시 말해 예대금리차 공시에 착시가 존재한다는 건데, 이미 관련 공시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요소가 존재한다. 은행연합회가 예대금리차를 공시할 때 정책서민금융을 완전히 제외한 수치도 함께 공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북은행의 주장이 사실일까.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전북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6.40%p다. 평균 1.17%p를 보인 5대 은행은 물론이고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1.52%p)·BNK경남은행(1.71%p)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즉, 전북은행 가계예대금리차는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해도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은 대출자들의 평균 신용점수를 꺼내 들었다. 전북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취급된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740점이다. 이는 시중은행(907점)과 인터넷전문은행(894점) 대출자들의 평균 신용점수와 비교할 경우 낮은 수준이다.
즉, 정책서민금융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중·저신용자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항변에도 JB금융 계열 은행들은 '이자장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크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JB금융은 순익 6010억1989만원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076억원,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무려 33.0% 늘어난 2582억원을 순익으로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JB금융 순익은 전년 대비 18.6% 상승했다. 이는 BNK금융(2.4%)과 DGB금융(-13.1%)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중·저신용자 비중이 큰 건 전북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은행에 해당한다"며 "지방은행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정작 정부가 중·저신용자 확대를 목적으로 출범시킨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분기마다 대출 비중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지방은행은 그렇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전북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이미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평가된다. 전북은행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7%, 연체율은 0.69%다. 이는 전북은행을 제외한 4대(경남·부산·광주·대구) 지방은행 고정이하여신 비율(0.39%) 및 연체율(0.33%)의 평균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순수익이 많이 발생하면 이를 소비하기 위해 부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 등을 늘리게 된다"며 "공시자료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출도 전북은행이 지방은행 가운데 42%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악한 영업환경 속에서 '누구에게나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의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나가겠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