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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연임 포기…수장 잔혹사 이어져

이사회에 차기 CEO 후보자군 사퇴 의사 전달…정치적 외풍 못 견뎌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3.02.23 17:39:43
[프라임경제] 구현모 KT(030200) 대표가 연임을 포기했다. 연임 도전을 선언한지 108일 만이다. 거센 정치적 외풍을 넘기지 못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현모 KT 대표가 2023년 KT그룹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모습. ⓒ KT


23일 KT에 따르면 이날 구 대표는 KT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사회는 구 대표의 결정을 수용해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 CEO 경선은 구 대표의 연임 포기와 관계 없이 계속 진행한다.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구 대표가 겸직하고 있던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 멤버 자리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 대표는 오는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3은 예정대로 참석할 계획이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해 11월 KT 대표이사직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 KT 이사회가 지난해 말 구 대표를 적격 후보로 선정했으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깜깜이 경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KT 이사회는 지난 9일 구 대표로 확정된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확정 발표를 뒤집고,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CEO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연임 여부를 놓고 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다시 외부 공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아 경선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부투자기업 내지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스튜어드십(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이 작동돼야 한다"며 "이런 회사들은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절차와 방식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민연금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됐다.

구 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주가도 정체됐다. 지난해 12월 3만9750원까지 올랐던 주가도 전일(22일) 종가 기준 3만2200으로 하락했다.

CEO 연임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증권가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3월 주총에서 구현모 CEO의 연임이 확정된다고 해도 경영 불안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구 대표는 경선을 완주하는 게 '더 나은 KT를 만들겠다'는 연임 취지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중도 하차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CEO 경쟁 후보군은 33명으로 줄어들었다. 남은 후보자는 사외 18명과 사내 15명이다. 

KT는 꾸준히 정치적 외풍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02년 민영화된 KT는 줄곧 대표 자리를 두고 정권의 압박과 정치권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민영화 2기 대표였던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3기 대표였던 이석채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 수사를 받고 KT그룹 CEO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KT이사회는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투명한 심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내달 7일께 최종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의견을 수용해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며, 구 대표를 제외한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심사해 KT의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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