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만 전 총괄 프료듀서(PD). ⓒ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프라임경제] 에스엠(041510)의 새 주인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라이크기획이라는 회사가 대두되면서 한국만의 고질적인 기업지배구조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멀었다는 평가와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상장기업의 주식 가치평가 수준이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취약성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20년이 지났지만 최근 보고서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적되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소개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를 꼽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상장기업은 지배주주가 존재하고 지배주주의 소유권과 지배권의 괴리가 큰 특성을 갖는다"며 "지배주주가 사적이익을 추구할 유인은 높은 반면, 무능한 지배주주를 교체하는 것은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에스엠 사태가 그 예다. 에스엠 미래를 두고 하이브(352820) 대 카카오(035720) 구도로 시끌벅적하지만, 이번 사태의 트리거는 이수만 전 총괄 프료듀서(PD)로부터 비롯됐다. 이 전 총괄PD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부당계약 및 일감 몰아주기가 비판되면서다.
이 전 총괄PD는 2010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지난해 10월까지 소속 가수들의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했다. 문제는 여기서 불거졌다. 이 전 총괄PD는 라이크기획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해 프로듀싱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겼다.
에스엠이 매년 라이크기획에 내던 수수료는 매출의 6%다.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의 6%이기에 에스엠이 적자여도 라이크기획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이 전 총괄PD가 20년 동안 에스엠에서 받은 수수료만 1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2월 주주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이하 얼라인)이 이를 문제 삼으며 에스엠에 지배구조개선을 압박했다. 지분 1.1%를 확보한 민초들(소액주주)의 공격적인 행보에서 시작된 민란이다.
이들은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해 라이크기획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에스엠 이사회는 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추천한 곽준호 감사인을 선임했다. 결국 소액주주들이 얼라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얻은 승리다. 이때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결과적으로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에스엠 새 주인이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에스엠 사태는 증시 시장에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개념과 코리아 디스카운터의 해소 가능성을 던져준다. 한국은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꼬집듯 장자승계 등 한국 특유의 오너일가 문화가 있다. 즉 지배주주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하는 사례가 많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본시장은)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소액주주 권리보호 수단, 이사회 기능, 기관투자자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는 외부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에스엠 사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발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케케묵은 기업지배구조를 점차 개선해 한국증시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전개되면서 한국 증시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