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호석유화학(011780)이 올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마땅한 신사업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금호석화의 사업부문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기능성합성고무/친환경고무 △기타(정밀화학·에너지)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전체 매출액 7조9756억원 중 기타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8589억원. 10% 수준이다. 기타 사업 부문에도 석유화학 사업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비중은 더욱 줄어든다.
동종업계인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이 이차전지 연료, 신재생 에너지 등 신사업부문을 확장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사업 구조다.
올해 역시 석유화학 혹한기가 예고되자, 업계는 중국 리오프닝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침체됐던 중국 내 소비가 되살아나면 점진적으로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금호석화가 중국 리오프닝으로 얻을 수혜 폭도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시황에 따라 소재별 수익성이 천차만별인데, 금호석화의 핵심 사업 소재 중 상당수가 중국 리오프닝 기조와 맞지 않다. 금호석화 사업 전망이 안개 속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호석화의 대표적인 사업 소재인 기능성합성고무(EDPM)와 NB라텍스의 부진이 예상된다.
금호폴리켐이 생산하는 EPDM은 주로 자동차 문 고무패킹, 내열성 호스 등에 사용된다. 금호석화는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차량 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고성능 EPD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9월 EPDM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총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연산 24만톤의 생산규모는 2024년 4분기 31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EPDM 수익성을 바라보는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전방 산업 수요 회복 지연과 공급과잉 문제로 수익성이 불분명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EPDM은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사용되는 만큼 중국 리오프닝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 중국과 달리 유럽과 북미시장은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말까지 시황 개선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금호석화가 지난해 EPDM 사업으로 얻은 수익도 유럽 내 천연가스 문제로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라는 시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해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겨 유럽 내 EPDM 설비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례적인 사안으로 발생한 수익이라는 얘기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익성이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금호피앤비화학 여수 2공장 전경. ⓒ 금호석유화학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PDM은 공급과잉 상황이라 석유화학 업체들이 투자를 꺼려 하는 소재다"라며 "지난해 EPDM 수익성도 유럽의 공급차질로 인한 일시적 요인으로 유럽 내 설비가 대부분 정상화된 만큼 의미 있는 반등이 일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준경 금호석화 부회장이 직접 이끈 NB라텍스 사업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NB라텍스는 주로 의료용 장갑, 마스크 등을 만드는데 사용돼 코로나 특수를 맞은 대표적 소재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해 NB라텍스 시장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그리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금호석화는 NB라텍스의 생산 능력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현재 금호석화의 NB라텍스의 연간 생산 능력은 71만톤이다. 2024년 2분기까지 생산설비를 추가 증설해 104만6000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황규원 연구원은 "중국이 리오프닝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라텍스 수요가 20% 줄어들었다"며 "중국 쪽 의료용 장갑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올해를 기점으로 코로나 특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NB라텍스 생산 능력은 금호석화 전체 합성고무 사업 부문에서 4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상당하다. 합성고무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올해 NB라텍스 수요가 감소한다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화는 "올해 합성고무 사업 원료가 상승 및 유도품 수요 부진으로 제품가격 약세가 예상된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