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노동조합이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쟁취하기 위해 강력한 파업투쟁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귀족 노조의 배불리기라는 눈총이 따갑다.
현재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돈'이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지난해 연말 성과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특별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요구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한 만큼, 추가로 성과급을 배분하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조는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과 자사주 소각도 비난하며,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대 주주 배당금을 지급키로 한 만큼 노조 조합원들에게도 역대 최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연간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 맛보는 수치로,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42조5275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2014년(7조5500억원) 이후 8년 만에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던 영업이익은 9조819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 매출액은 23.9% 증가한 86조5590억원을 기록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7조원 대(전년 대비 42.8% 증가한 7조2331억원)를 맛봤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자신들이 달성한 역대급 실적은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따른 반사이익과 함께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라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올해 전망은 여전히 △국가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노사 협상의 규칙과 관행을 어기면서까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긴축 전략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더욱이 현대차·기아가 특별성과급을 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400만원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우리도 똑같이 달라"며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전 계열사가 들고 일어선 탓이다.
다른 계열사 노조들이 격려금을 받기 위한 투쟁 수위를 높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현대차·기아로써는 다시 한 번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약 교섭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현대차·기아에게는 고민거리다. 실적이 좋았기에 노조는 올해 교섭 테이블에서 거액의 성과급 지급과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노조의 요구는 단순 보상뿐 아니라 그룹 경영의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것도 문제다. 새로운 전기차 공장 신설은 물론 △정년연장을 통한 고용안정 요구 △임금피크제 폐지 카드 △신규 인원 충원 등 전방위적으로 노조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1조 근로자들이 퇴근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장기근속자 및 퇴직자의 해외여행 복지혜택 부활 등도 요구하고 있고, 완성차업계에서 온라인 판매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노조 반발에 온라인 판매가 가로막히면서 속앓이를 하는 모양새다.
현대차·기아 노조를 향한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정도껏 해야지"라는 비판이 거세다. 노조의 행보가 유독 생산성 개선 노력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감 확보 차원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영역 밖의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노조의 모습은 소비자들 눈에 노조 스스로 '공공의 적'임을 자처하며 도를 넘는 떼를 쓰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차 생산량을 좌지우지하려 하거나 전기차 공장을 지어라 등의 요구는 경영권 침해이자 회사의 사정은 나 몰라라 한 채 자신들의 배 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라며 "노조의 요구안을 보면 어떤 기업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