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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로 사명 예약한 쌍용차, 토레스 의존도 탈피 절실

변경시 1000억원 이상 불가피…전동화·후속 모델 등 경쟁력 시급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3.02.09 09:33:22
[프라임경제]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주인 KG그룹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쌍용차는 'KG모빌리티'로 사명이 변경된다. 사명 변경이 확정되면 지난 1986년 쌍용그룹으로 인수 이후 탄생한 '쌍용자동차' 브랜드는 35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사명 변경과 관련해 지난해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송호성 사장님이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 변경한 게 혁신이라고 말씀하셨다. 나 역시 쌍용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그룹사의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지 고민했다. 쌍용차 이름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쌍용차 이름에 팬덤층이 있는 반면 '구리다' 혹은 '인도 회사냐' 등 쌍용차에 씌워져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 엄청나게 고민한 끝에 쌍용차의 장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시에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모두 다 바꿀 것이다.

KG그룹이 사명 변경을 선택한 이유는 '혁신'을 위해서다.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쌍용차'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앞으로 이들이 선보이는 모델들 역시 KG라는 이름과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쌍용차 회장으로 취임한 곽재선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쌍용자동차


이같은 결정에 우려의 시선도 상당하다. 혁신을 앞세워 기아자동차가 기아로 사명을 바꾼 것과 쌍용차가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이라는 거다. 기아와 달리 쌍용차는 사업 전략상 사명을 변경하는 것보다 쌍용차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인지도 및 비용차원에서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차치하더라도 최근 쌍용차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글로벌시장에서도 KG그룹이 쌍용차보다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다시금 바닥부터 인지도를 쌓아 올려야만 한다. 당연히 쌍용차에서 KG모빌리티라는 새 브랜드를 알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사명 변경에 따라 기업 로고 디자인을 바꾸고 평택공장과 생산 모델에 부착되는 엠블럼, 전국 영업점 등에 이를 적용하려면 준비작업부터 완료까지 최소 수백억에서 1000억원 이상 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까지 확대하면 비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 후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그룹 정체성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KG그룹이 사명을 바꾸는 것은 합리적이다"라며 "하지만 사명 변경을 제외하고 브랜드명이나 CI 로고와 모델명 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레스. ⓒ 쌍용자동차


현재 이들의 사명 변경이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곽재선 회장이 회사의 이름 변경보다 앞으로 경쟁력을 더 키우기 위한 뚜렷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했던 쌍용차는 신차 사이클을 이어가지 못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이후 렉스턴 스포츠, 최근에는 토레스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1개 모델이 브랜드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고 있다. 즉, 티볼리→렉스턴 스포츠→토레스 순으로 브랜드를 연명시켰다.

그만큼 쌍용차는 한 번만 실패를 해도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적절한 타이밍의 자금 투입과 신차 출시라는 전략이 절대적이다. 또 쌍용차는 전동화 전환도 경쟁사들 대비 상당히 뒤처진 데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문제는 신차 개발, 전동화 전환을 하기 위한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생산설비 구축 등 KG그룹의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하지만, 이 마저도 쌍용차가 다른 완성차업체만큼 투자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쌍용차 연간 운영자금이 3000억원 정도인데 통상 신차 1대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비가 300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의 운영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KR10 디자인 스케치 정측면. ⓒ 쌍용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특정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라인업에서 수요층이 약하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려있는 시장수요를 다른 차종으로 분산시켜야만 한다"며 "앞서 티볼리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토레스와 별개로 또 다른 볼륨 차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쌍용차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적기에 새로운 모델들을 출시해 신차 사이클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출시될 모델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하는 전동화 모델 U100뿐이다"라며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렉스턴 스포츠의 전기 모델이 2024년에 출시될 계획인데, 토레스의 인기가 식기 전에 후속 모델이 그 인기의 바통을 이어받을 필요가 절실한 만큼 출시 전략을 조금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차 개발과 전동화 전환을 위해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쌍용차가 결국 평택공장 부지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쌍용차는 이미 평택공장을 매각하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평택시와 '쌍용차 평택공장 이전·개발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존 평택공장이 노후화된 탓에 쌍용차가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생산 시설을 갖춰야 하는 상황도 평택공장 부지 매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평택공장 부지 가치는 9000억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으며, 용도가 주거 용지로 변경될 경우에는 그 가치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차는 "올해 토레스를 필두로 렉스턴과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물량 확대는 물론 U100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한층 강화된 제품 라인업을 갖출 것이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상품경쟁력 제고 및 영업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내수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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