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코로나 엔데믹 전환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이에 맞춰 세계 주요국 중심으로 방역 규제 완화도 이뤄지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항공 여객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다만,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국내 LCC 업계를 향한 우려하는 시선이 상당하다. 다수의 국내 LCC들이 지난 2019년 이후 4년째 영업적자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등 부채비율이 계속 상승한 탓이다. 즉, 쌓일 대로 쌓인 부채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 셈이다.
국내 주요 LCC들의 부채비율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 2021년 말 588%에 2022년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72.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진에는 248%였던 부채비율이 업계 유일 자본잠식 상태로 빠졌다가,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가까스로 자본잠식을 벗어난 상태다. 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2956.9%, 에어부산은 2226.9%로 재무상태가 최악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들어진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유상증자에도 여러 차례 나섰다. 재무상태가 최악으로 치닫을 때마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으로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이다.
또 국내 LCC 대부분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등으로 인력을 유지하며 버텨온 만큼, 뚜렷한 생존 전략을 찾지 못한 LCC들의 경우 자체 역량부터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거듭되는 유상증자에 주요 주주는 물론 소액주주들 반발도 잇따랐다. 유상증자 목적이 자금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인데, 눈앞의 부채를 줄이고 '일단 버티자'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개인관광 목적의 입국이 허용되면서 다수 LCC들의 국제선 여객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9월 1만3796명에 불과했던 일본 노선 수송객수가 △10월 8만9094명 △11월 20만2591명 △12월 26만5130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세 보였다.
또 최근 중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을 승인하면서 주요 노선 9개 슬롯을 반납하라고 결정, 국내 LCC들이 중국 노선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LCC들에게 중국 노선은 여객 사업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올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국내 항공 시장 판도는 완전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운수권 배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올해가 국내 LCC들의 턴어라운드 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사라지더라도 모든 LCC들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상당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가와 환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항공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국내에는 지나치게 많은 LCC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LCC 업계 재편에 대한 목소리가 매년 불거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LCC 수는 9개에 달한다.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LCC가 가장 많은 나라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가 있다. 뒤로는 △일본 8개 △중국·태국 6개 △독일 5개 등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서 LCC들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항공업이 정상 회복하더라도 국내 LCC 업계에는 플레이어가 너무 많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단거리 노선 수요에는 한계가 있는데 LCC 숫자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탓에 다양한 부작용들이 발생하는 '출혈경쟁'은 반복됐다. 가뜩이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고객을 확보하는 LCC들인데, 한정된 수요를 서로 뺏고 뺏기는 제 살 깎기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런 상황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성과내기식 LCC 설립이 크게 한 몫 했다. 지자체들은 자신들이 설립한 항공사를 통해 중국·일본이나 동남아 등에 항공기를 띄워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에 따른 지자체 관광 및 서비스 산업 활성화라는 사업성에만 주목한 탓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초 국내 LCC들의 탄생은 지자체들의 성과내기식이 대부분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설립 초기부터 부작용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들이 지배적이었다"며 "가격경쟁력이 아니라면 인기 단거리 국제선을 발굴해야 하는데 9개 LCC들이 운항경쟁을 펼치면서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LCC 시장의 판이 흔들리지 않으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며 "코로나19 재확산 여지를 비롯해 고유가와 치솟는 환율, 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등은 변수도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런 우려 속에 LCC 업계의 적잖은 변화도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에 따른 경쟁 심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여기에 국내 LCC 대다수가 수년간 이어진 출혈경쟁으로 기초 체력이 약해진 상태라, 시장 재편 과정에서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국적 LCC 처음으로 화물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위탁수하물 △화물 △사전주문기내식 △에어카페 △기내 면세 등 부가 매출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티웨이항공은 향후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경쟁력 선점을 위해 중장거리 노선 확장과 대형기 도입이라는 규모 확대 전략을 택했다. 호주를 비롯해 △크로아티아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신규 운수권을 확보했고, 올해 중대형기 및 차세대 항공기 추가 도입은 물론 △중장거리 노선 확대 △화물 운송 사업 확장을 통한 비상을 노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에어프레미아는 태생부터 중장거리 노선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LCC들과 달리 처음부터 B787-9 대형 기종을 도입했고 △기내식 △기내엔터테인먼트 △프리미엄 좌석 △기내 와이파이 등 대형항공사(FSC)에 필적하는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이에 힘입은 에어프레미아는 추가도입 기재를 활용해 LA 노선에 이어 △뉴욕 △프랑크푸르트 △파리 노선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