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1월에 도입될 것으로 예측됐던 애플페이가 해를 넘겼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아직도 완료되지 못해서다. 여기에 출시 이후 장점도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처럼 소문만 무성한 애플페이를 두고 현대카드는 속이탄다. 단말기 보급에 직접 나설 수 없는데다 계약 기간도 길지 않아 고생만 하다 손을 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애플페이 결제정보 처리 방식 관건
지난해 12월5일, 금융감독원은 애플페이의 약관 심사를 완료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근접무선통신(NFC) 호환 신용카드 단말기의 보급 관련 이슈를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내 애플페이 결제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국외 결제망으로 이전하는 것을 두고 금융당국의 심사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결제정보와 관련된 이슈를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홍보 홈페이지 갈무리. ⓒ 애플 공식 홈페이지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시장 선점 기대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플페이는 다른 간편결제와 다르게 해외에서 결제 승인 및 처리를 하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개인정보 보안 측면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렇게 애플페이 출시가 미뤄진 사이 국내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에 대항해 내놓은 '앱카드 상호연동(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와 계약한 현대카드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에는 더 많은 카드사가 참여해 서비스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월 롯데카드를 시작으로 △BC(3월) △우리카드(상반기) △NH농협카드(하반기)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픈페이 서비스의 시작으로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해 더 많은 카드사들이 참여할 경우 호환성이 커져 간편결제시장에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일본선 성적 저조…한국은 다를까?
카드사들의 발빠른 행보와 대조적으로 애플페이가 늦어지면서 현대카드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관련 비밀유지계약으로 인해 속내를 외부에 들어내지도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이 나왔다.
지난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미 보편화된 결제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되기는 어려우며 현대카드를 발급받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리서치 결과를 밝혔다.

애플페이 도입 이후 중국과 일본 내 애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한국보다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한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애플페이 사용률이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QR코드를 활용한 알리페이와 위챗 페이의 점유율이 높았다. 은련카드(유니온페이)만 애플페이에 호환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일본은 오프라인 현금 결제 비중이 높았을뿐만 아니라 수수료가 적고 마일리지 사용이 편한 라인페이 등이 애플페이와 경쟁중이다. 애플페이의 성적은 저조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같은 사례를 분석해 한국도 중국과 일본처럼 애플페이가 결제시장을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애플페이 런칭에 앞서 거론되고 있는 NFC 단말기 보급율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페이 사용을 위해서는 가맹점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대부분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단말기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애플페이와 호환되는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현재 10% 안팎이다.
뿐만 아니라 애플페이는 수수료에서도 강점이 없다. 현재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은 수수료가 무료다. 그러나 애플페이는 다른 페이와 달리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이던, 소비자든, 없던 수수료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애플페이는 '아이폰도 삼성페이처럼 결제 가능'이라는 점 빼곤 현재까지 장점이 딱히 없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가 도입된 초반 시장에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는 있으나 실제로 애플페이로 인해 기기를 변경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며 "이미 삼성페이와 같은 다른 간편결제수단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기기를 변경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서지용 교수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중국·일본시장과 국내 시장을 동일선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이랑 연동해서 이용하는데, 현재 한국의 경우 젊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라며 "그에 따라 애플페이가 런칭되면 삼성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