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콕스와 오라메드 파마슈티컬가 지난 29일 '경구용 인슐린 캡슐(ORMD0801) 임상 현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나다브 키드론오라메드 CEO 회사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054180)와 나스닥 상장사인 이스라엘 제약사 오라메드 파마슈티컬(Oramed Pharmaceuticals, 이하 오라메드)가 지난 29일 ‘경구용 인슐린 캡슐(ORMD0801) 임상 현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선 경구용 인슐린과 관련해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 3상 현황과 함께 향후 개발·출시 계획, 국내 당뇨병 치료 현황 등의 내용들이 공유됐다.
◆ "경구용 인슐린, 꿈이 아닌 현실"
ORMD-0801은 현재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FDA 임상3상 중이다. 내년 1월 중순경 탑라인 결과가 발표된다. 유럽에서도 진행 중인 이상3상 결과도 추가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최근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도 마쳤다.
나다브 키드론(Nadav Kidron) 오라메드 최고경영자(CEO)는 "임상 3상 결과는 이전의 2상과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구용 인슐린이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인들의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제2형 당뇨병 환자 29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당화혈색소가 유의하게 강하한 바 있다.
이어 "NASH를 치료하기 위한 경구형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며 "NASH 환자들은 주로 당뇨를 앓고 있기도 하다. 당을 낮추고 간에 있는 지방도 없앨 수 있어 대사증후군에 있어서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인슐린이 개발된 이후로 계속 사람들이 갈망해왔던 것이 경구형 인슐린이었다. ORMD-0801은 숙명적인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대환 메디콕스 대표는 "경구용 인슐린이 FDA 최종 승인을 받으면 메디콕스가 국내 허가 및 임상 제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며 "미래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비즈니스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에 있다. 핵심역량을 통해 향후 100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디콕스는 오라메드의 ORMD-0801에 대한 한국식품의약처 인허가 후 국내에서 10년 간 경구용 인슐린을 유통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올해 체결했다. 계약금은 개발 마일스톤에 따른 옵션이 적용돼 최대 1800만달러(200만달러 선지급) 규모이며, 계약은 경구용 인슐린 유통 후 발생하는 매출 중 최대 15%의 로열티를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메디콕스와 오라메드 파마슈티컬가 지난 29일 '경구용 인슐린 캡슐(ORMD0801) 임상 현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오대환 메디콕스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박기훈 기자
◆ "ORMD-0801, 생리적 기전과 유사해"
ORMD-0801의 가장 큰 특징은 오라메드의 약물전달기술(Protein Oral Delivery, POD)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ORMD-0801은 해당 기술을 통해 장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용정 캡슐로 개발했다. 단백질 분해효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캡슐에 단백질 분해요소 억제제들(Protease Inhibitors)을 넣었다. 때문에 간에서 내인성 인슐린을 모방해 혈류로 방출하므로 기존 인슐린 주사제와 달리 체중이 증가하지 않고 치료의 용이성이 개선됐다.
마이클 라비노비츠(Michael Rabinowitz) 오라메드 CCO는 "인슐린 주사제는 혈류로 직접 삽입돼 간에 도달하는 인슐린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때문에 고용량의 주사제를 계속 꾸준히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며 "ORMD-0801은 인체의 생리적 기전과 유사하게 작용하기에 안전성이 뛰어나고 내약성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사전 시장조사 결과, 의사들 대부분이 경구형 인슐린 치료제에 대해 우호적이었다"며 "대부분 관심이 있거나 향후 상용화된다면 꼭 처방하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조기 처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오라메드 측에 따르면, ORMD-0801은 인슐린이 간으로 직접 전달되는 형태다. 식사시간에 관계없이 오전과 야간, 혹은 야간에 8mg 용량의 제제를 복용하는 형태다. 해당 용량은 혹시 모를 사이드이펙트(Side Effect)를 피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효과가 좋다는 설명이다.

메디콕스와 오라메드 파마슈티컬가 지난 29일 '경구용 인슐린 캡슐(ORMD0801) 임상 현황'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마이클 라비노비츠 오라메드 CCO가 임상3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박기훈 기자
◆ 2형 당뇨병 환자 타겟…"보험 급여 등재 노력할 것"
이날 두 번째 세션으로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들과 오라메드 임직원이 '경구용 인슐린과 주사형 인슐린의 차별점'에 대한 패널 토의와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해당 세션에서의 핵심 내용은 가격 책정과 시장 포지셔닝, 그리고 ORMD-0801이 '기존 인슐린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가'였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CCO는 "ORMD-0801이 기존 인슐린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메커니즘이 다르고 투약 경로가 다르다"라며 "인슐린 펌프 등 복잡한 치료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인슐린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적합하진 않다. 주사와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실제 오라메드의 임상3상도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이에 대한 효과가 입증됐다. 마이클 CCO와 국내 전문의들은 당뇨병 초기 환자를 타켓하는 것이 상업적으로 유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이클 CCO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연구에서 그들에게 주사되는 인슐린 용량을 줄일 수는 있었다. 따라서 주사제를 사용하기 전 초기 처방으로써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약 90%가 2형 당뇨병 환자들이고, 이들의 추후 합병증 유병률이나 이에 따른 사망률 등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상용화 시 출시 가격과 관련해선 "비용이 높아지면 환자와의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서 최대한 비용을 낮추려 하고 있다"며 "또한 메디콕스를 통해 보험사나 정부 측과도 충분한 대화를 통해 보험 급여 등재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