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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증시결산②] 한치 앞도 못 본다 "증권사 전망 믿어?"

코스피 3000선 이상 제시…개미들 손실만 키운 셈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12.22 10:41:54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증권사의 예상이 크게 벗어났다. 증권 전문가의 장밋빛 전망을 믿고 뛰어든 개인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애널리스트의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난해 코스피가 전고점을 뚫고 '3300시대'를 열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올해 국내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이들 중 일부는 "최대 3600선에 다다를 수 있다"며 투자 열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막상 올해 장 마감을 7거래일 앞둔 현재 2328.95를 기록, 무색하게도 그들의 예상치는 크게 빗나갔다.

◆19개 증권사 '상저하고' 흐름 예상 

각 사가 제시한 코스피 예상밴드를 종합해 보면 올해 코스피가 2610~360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코스피가 2977.65에 마감했음에도, 상승 잠재력이 크다고 예측해 상단을 모두 3000선 이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올해 코스피 지수 전망. = 이정훈 기자


특히 여러 증권사 중 KB증권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KB증권은 물가 압력, 경기침체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등으로 인한 시장의 약세장을 올해 초까지만으로 진단했다. 하반기부터는 해소돼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즉 하반기부터 증시가 다시 꽃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이를 근거로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3600으로 제시했다.

KB증권뿐만 아니라 여러 증권사들이 올해 인플레이션을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단정 지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하반기 들어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2328.95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22% 하락한 수준이다. G20 국가 중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낙폭이 크다.

증권사의 예측 오류는 올해 인플레이션을 가볍게 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작년 8월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기간 시중에 대거 풀렸던 유동자금까지 더해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 위기감도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장밋빛 전망만 내놨다. 

그나마 대신증권(003540)이 올해 발생한 모든 악재를 예측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코스피 밴드는 2610~3330을 제시했다.

◆하반기 지수 재조정 '또 어긋났다'

물론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예측이 어려웠던 점은 사실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근거로 하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재조정했다. 하지만 예측은 이마저도 어긋났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모습 편집. = 이정훈 기자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조정한 증권사를 살펴보면 △신한투자증권·IBK투자증권 2400~2850 △하나증권 2530~2810으로 바라봤다. 더욱이 삼성증권(016360), 한화투자증권(003530), 케이프투자증권(064820)은 코스피 지수 상단을 3000선으로 잡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러 악재를 반영했음에도 낙관적인 전망은 지속됐다. 예외로 한국투자증권은 2200~2660으로 조정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을 믿고 주식시장에 입성한 개미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증권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측면도 정확하게 다뤄줘야 투자자들이 제대로 투자를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 행태는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며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16일까지 개인은 주식시장에서 26조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우·SK하이닉스·두산에너빌리티·카카오뱅크·에코프로비엠·LG전자·삼성전기) 수익률 평균은 -19.23%다.

이중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005930)에만 15조7635억원의 물량 공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올해 평균 매수가(매수대금을 매수량으로 나눈 값)는 6만4605원이다. 이를 16일 종가(5만9500원) 기준으로 따져보면 7.9%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네이버(-23.6%)와 카카오(-27.9%)를 비롯해 SK하이닉스(-24%), 에코프로비엠(-43%) 등이 -20%를 하회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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