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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정유결산] 냉온탕 오간 정유사, 살얼음판 전망

경기침체·화물연대 파업 실적 악화…석유화학 신사업 본격 진출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12.20 12:36:04
[프라임경제] 정유업계는 올 한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지난 2분기 정유 4사(현대오일뱅크·SK에너지·에쓰오일·GS칼텍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아성을 달성했지만, 3분기 들어서면서 정제마진 급락, 횡재세 도입 논의,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겹쳤다.

올해 정유 4사 모두 역대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유사들은 경기침체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잇단 악재에 실적 '내리막길'

국내 정유사의 최근 실적 흐름세는 2분기와 상반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반 토막 난 7039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70.3% 축소된 5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각각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12월 첫 주 기준 배럴당 6.7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주(7.5달러)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정유업계가 추산하는 피해규모는 5186억원이다. 기존 대비 출하율이 80% 후반대로 하락, 수도권 품절 주유소가 속출하는 등 위기상황에 직면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GS칼텍스 여수 2공장 전경. ⓒ GS칼텍스


아울러 최근 미국 내 가격 담합 벌금으로 인해 국내에도 횡재세 도입 논의가 다시 불거져 정유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횡재세는 기업이 정당한 이익이 아닌 외부 변수로 인해 벌어들인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이미 영국을 비롯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는 횡재세를 시행하고 있지만, 외부 요인으로 인한 실적 등락이 큰 업계 특성상 단기적 이익만으로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업계관계자는 "횡재세 도입국가 중 대다수는 전력생산업체 위주로 과세를 집중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업계에서도 생산부문에 과세 비중이 크고, 정유부문은 비중이 극히 작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는 구조적으로 1차 생산 시추 기업이 없는데, 해외랑 똑같이 횡재세를 반영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석유수출기구에서도 내년 경기침체로 유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어 업계 부담이 큰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변수에 '신사업' 승부수

세계적으로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유업계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변수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택한 전략은 사업 다각화다. 정유시설을 보유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석유화학사업에 날개를 펴겠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17일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에 맞춰 70억달러 규모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확정 지었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를 건설해 전 세계에 석유화학 구성요소 공급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완공된 40억 달러 규모의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이은 2단계 사업이다. 내년 착공해 오는 2026년 완공된다. 연간 최대 320만t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을 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준공해 가동하고 있다.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MFC 시설 준공으로 연간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 50만t △프로필렌 41만t △혼합C4유분 24만t △열분해가솔린 41만t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연간 7만6000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케미칼이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대산 HPC공장 전경. ⓒ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현대케미칼을 설립했다.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 HPC 공장을 준공했다. HPC 프로젝트 역시 3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현대케미칼 HPC 공장은 나프타와 LPG 원료를 활용하는 기존 석유화학공장과 달리 중질유분, 부생가스 등 저가 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 생산이 가능하다.

SK에너지는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저탄소 석유화학 제품 공장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계열사 SKC가 에어로젤 시장 진출을 위해 확보한 공간이었으나, 시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이에 SK에너지는 이 부지를 활용해 폐타이어를 재활용하는 공장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열분해유를 재정제해 친환경 나프타, 친환경 항공유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조용원 KiET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유사는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원유에서 수송연료보다 석유화학 물질을 더 많이 뽑아내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기술 도입도 가능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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