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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의 재앙"이라 외쳤던 롯데백화점, 위기 극복 가능할까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오프라인 위기…롯데온 부진·백화점 1위 사업자 유지도 불안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11.15 10:03:16
[프라임경제] "콜럼버스가 처음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유럽에선 신세계가 열렸다고 했다. 그러나 현지 원주민은 인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터전을 빼앗기며 재앙에 마주해야 했다. 우리 백화점이 지금 재앙과 같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롯데백화점의 한 임원이 협력사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당시 그는 오프라인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온라인으로 고객이 이동,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온라인·이커머스 사업자에겐 새로운 세상이, 전통 오프라인 점포인 백화점·마트 등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현실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빗대 말한 것이다.  

당시 '재앙'이라고 표현했던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2020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98.5% 하락하는 등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오프라인 어려움 타개, 롯데온 론칭

점점 확대되는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롯데쇼핑은 2020년 4월 롯데온을 출범한다. 
 
오프라인의 재앙을 극복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무려 3조원이 투자된 '신동빈의 야심작'이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롯데홈쇼핑·하이마트·롭스 등 롯데그룹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온라인쇼핑 통합 플랫폼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 롯데쇼핑


이미 국내에서는 쿠팡이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온라인을 통한 고객 유입을 늘려왔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유통 라이벌 신세계 또한 2019년 SSG닷컴을 론칭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유통 공룡' 롯데가 지난 2년간 칼을 갈아 만든 결과물치고는 날카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 시작부터 서버 트래픽 과부하 문제로 사이트가 먹통이 되거나 앱 이용 도중 구동 중단 등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단계마다 오류가 발생했다. 기존 롯데닷컴 등의 일부 이용자들은 사용이 불편한 롯데온을 탈퇴하기도 했다. 

이러한 고객 이탈, 부진한 서비스 등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온의 존재감은 기존 이커머스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19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롯데온 거래액 성장률은 같은해 18%로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낮았다. 같은 기간 쿠팡은 72%, 네이버는 40%, SSG닷컴은 22%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롯데온은 7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롯데쇼핑의 1~2% 수준으로 3분기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률 7.9%보다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롯데쇼핑의 1~2%에 불과한 낮은 온라인 점유율을 봤을 때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세계 SSG닷컴 점유율 2위…'SSG랜더스 시너지'도 확대 

반면 신세계의 SSG닷컴은 법인 출범 3년 만에 입점 협력사가 3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또한 올 3분기 순매출이 14% 증가했고, 영업적자 금액은 할인과 프로모션 비용 감소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1억원 줄어든 23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에서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17%), 신세계그룹(15%, SSG닷컴·G마켓·옥션), 쿠팡(13%), 11번가(6%) 정도로 나눠 갖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2위 사업자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마트의 야구단 SSG랜더스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SSG닷컴의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는 등 '본업과의 시너지'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4월2~8일 '랜더스데이' 기간에 SSG닷컴 매출은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 쓱라이브 야구단 굿즈 라이브방송에서 판매한 올 시즌 유니폼은 완판됐다. 지난 5월3~5일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손잡고 진행한 '스타워즈데이' 행사 전 SSG닷컴을 통해 판매한 스타워즈 한정판 유니폼은 약 5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다. 

◆다시 오프라인, 롯데 '1위 백화점' 지위 유지할까

한편, 올 3분기 주요 백화점들은 엔데믹 전환과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업계 2위 신세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위 롯데에 비해 점포 수는 적지만 단일 점포 매출 1위에 이어 전체 매출 측면에서도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 신세계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세계의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1조818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18억원으로 58.5%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국내 기준 매출액은 2조2990억원(14.1%), 영업이익은 3100억원(129.1%)으로 집계됐다.

단순 매출액만 비교하면 롯데는 신세계보다 4807억원(26.4%) 앞서고 있다. 다만 신세계는 롯데보다 더 높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롯데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신세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 3분기 누적실적에서도 전년보다 20% 이상 성장했지만, 롯데는 지난해 한 자릿수에 이어 올해 10%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단일 점포 매출은 신세계 강남점이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강남점은 작년 기준 연간 거래액 2조5000억원을 달성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또, 작년 말 매출 기준 백화점 매장 10위권 내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3곳의 매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를 20위권으로 확대하면 신세계가 7곳으로 4곳인 롯데를 앞선다.

롯데는 국내에 가장 많은 점포 수를 바탕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50%에서 35%까지 하락했다. 매장 수 기준 롯데가 신세계나 현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장당 매출 하락 폭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콜럼버스에 빗대어 위기를 언급했던 당시, 롯데가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면 지금 (타사와의 경쟁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롯데의 막강한 유통 채널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백화점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라며 "롯데가 또다시 오프라인 재앙을 외치지 않도록 꾸준한 오프라인 고객 유입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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