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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허덕이는 조선업계…격차 해소 대책에도 반응 '냉랭'

향후 5년간 4만3000명 추가 인력 필요…지역권 중심 근본적 해결책 마련돼야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10.27 15:30:38
[프라임경제] 조선업계가 그간 불황을 딛고 연이은 선박 수주로 실적 개선 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수주 호황 물살에도 정작 노를 저을 인력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대형조선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를 비롯해 영세 기자재업체까지 인력난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생산 차질 우려까지 빚어진 상황이다.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력이 급감한 기자재업체는 늘어난 일감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27년까지 조선·해양 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13만5000명이다. 구체적으로 △연구·설계인력 1만4000명 △생산인력 10만7000명 △기타인력 1만4000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2300여명이다. 2014년 20만3441명에 달하던 조선업 종사자 수는 불과 8년 만에 반 토막 났다.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4만3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 초격차 확보전략'과 '조선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조선업 인력난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정부는 조선 분야 외국인력 고용허용 업체에 '조선기자재 업체'를 추가하고, 기존 제조업으로 분류되던 숙련기능인력(E-7-4) 쿼터에 별도의 조선업 쿼터를 분리 신설한다.
 
나아가 △숙련 퇴직자 대상 재취업 장려금 지급 △조선업 특화 내일채움공제 △정착지원금 △채용사다리 제도 △특별연장근로기간 한시적 확대 △원하청 상생협약 가입 기업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조선업 이중구조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외국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고용허가서 발급 시 조선업에 최우선 배분되도록 하겠다"며 "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이 그 산업에 가게 하거나 그 산업에 있는 사람이 일감이 있을 때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대책에도 업계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물론 외국인 인력 도입도 장기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업 현장에서는 이미 쿼터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한 상황이다.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이 상당하다.

이에 지역 조선업계를 중점으로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남권의 고용위기지역 기간 연장과 전남 서남권을 중심으로 인력 격차 해소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전남 서남권(목포·영암·무안)의 배후인구는 40만명 수준이다. 500만명에 달하는 영남권(부산·울산·거제)에 비해 10%도 안 되는 숫자다. 이에 영암 대불산단 조선소를 중심으로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관산학이 협력해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조선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전경. ⓒ 대우조선해양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남권은 창원, 통영 등 인접지역 대체 인력이 있지만 전남 서남권은 목포 인원이 전부"라며 "인력 유출 시 인력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조선기자재 업체 인력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불법 체류로 일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내국인을 적정 규모로 고용하는 것이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남권 역시 울산 동구가 고용위기지역 지정 종료를 앞두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2018년 4월5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3차례 재연장을 거쳤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종료된다. 

이에 현장에서는 고용위기지역 지정 해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내년 수주 물량이 현장에 도달하기까지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최소 1~2년은 더 연장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외국인 인력 고용 시 국내 숙련공 양성 차질 우려도 제기된다. 도장이나 용접과 같은 기술 교육 과정을 마친 외국 인력이 늘어나더라도 다른 산업으로의 이직이나 국내 체류 기간이 단기에 그칠 확률이 높아서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조선업 특성상 숙련공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외국인 숙련공 육성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고위험·저임금·비정규직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더 구체화된 개선안이 제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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