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MZ세대 금융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브랜드 모델 선정에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 각 사
[프라임경제] 금융권에서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통상 '금융'은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진다. 따라서 점잖고 신중한 중년 남성 모델 위주로 기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 브랜드 제고와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스타'에 열중인 모양새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청년층 금융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다. 특히 이같은 전략은 청년층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 중요도가 높아졌다. 본지에서는 4대 시중은행 대상 변화된 브랜드 모델을 살펴봤다.
스타마케팅은 스포츠나 방송, 영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내세워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마케팅 전략을 뜻한다. 스타 이미지와 기업의 판매 상품 동질화로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아 비용 대비 높은 광고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MAU) 확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더욱 중요해진 마케팅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금융권이 인터넷뱅킹 등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의 감각이나 트렌드가 뒤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타파하기 위해 젊은 아이돌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며 "MZ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타마케팅 전략에 몰두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발 빠른 행보…"디지털 혁신 표현"
국민은행은 지난 200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피겨여왕'에 등극한 '김연아' 선수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당시 기업 이미지 광고인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에 도전한다'라는 기업 이미지 광고 콘셉트에 적합하다는 게 이유다. 김연아는 지난 3월 KB스타뱅킹 모델인 공유와 함께 국민은행의 '9to6' 뱅크(Bank) 광고 영상에 참여하는 등 현재도 '브랜드 모델'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09년에는 이승기, 2016년 걸그룹 아이오아이, 2018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그룹인 '방탄소년단(BTS)'과 광고 모델을 계약하는 등 타 금융권에 비해 발 빠른 '스타마케팅'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21년 메타버스 걸그룹 '에스파(aespa)'와의 광고모델 계약은 젊은 세대에 크게 어필했다는 평가다. 에스파는 현실세계 멤버 4인조와 각각의 아바타 '아이(ae)'가 함께하는 세계관을 가진 현실과 가상 경계를 초월한 아티스트 그룹이다.

에스파와 함께한 국민은행의 '리브 Next' 광고 영상 ⓒ KB국민은행
국민은행 관계자는 에스파 광고 모델 선정 이유에 대해 "Z세대의 미래 금융세상은 디지털을 통한 혁신과 시공간 초월한 끊김없는 금융서비스"라며 "KB의 디지털 혁신 의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에스파 광고 모델 선정 발표와 함께 'KB와 에스파의 만남'이라는 티저 영상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에스파가 가상세계를 통해 KB 디지털 세계로 건너와 메타버스에서 활약 중인 ae-에스파 소환으로 다함께 미래 금융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영상은 27일 기준 조회수 약 748만회를 기록해 금융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에스파와 함께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KWANGYA)'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에스파가 직접 출연한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본편 4회, 번외편 등 총 7개 영상으로 구성됐다. 특히 공개 한달 만에 약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아울러 유튜브 영상 핵심 지표인 '좋아요' 수도 2만여건 이상 기록하는 등 MZ세대 팬덤을 이끌어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같은 '스타마케팅' 행보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관심도는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증대와 직결됐다. 지난 7월 국민은행 'KB스타뱅킹' MAU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시중은행 뱅킹 앱 중 처음으로 기록한 수치다. MAU는 해당 플랫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로 해석 가능하다. 앱 사용자 수치가 높을수록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뉴진스로 성공적'…MAU‧실적도 '증가세'
신한은행은 지난 2011년 박칼린, 2015년 써니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바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10년 '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박칼린이 팀원과 상생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리더십과 열정 등 모습이 당시 광고 주제인 '동행'과 은행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린다는게 이유다. 써니의 경우 모바일 금융이 소비자 일상에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후 △2018년 위너원 △2019년 박보검 △2020년 조승우 등 MZ와 기성세대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스타모델'을 선정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에 열중인 모양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고객 의견을 직접 반영해 개발한 고객 중심 금융 앱 '뉴 쏠(New SOL)' 신규 모델로 최근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른 '뉴진스'를 발탁했다. 뉴진스는 국내‧외 주요 음원차트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태풍처럼 등장한 신인 걸그룹이다. 지난 8월 데뷔앨범인 'New Jeans' 발매와 동시에 라이징 K팝 그룹으로 부상했다.

신한은행은 '뉴 쏠' 신규 모델로 걸그룹 '뉴진스'를 발탁했다. = 이창희 기자
신한은행 관계자는 "세대 불문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아온 청바지(Jean)같은 시대 아이콘이 되겠다는 뉴진스의 이미지가 더 빠르고, 쉽고, 편하게 이용 가능한 금융 아이콘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쏠(SOL)과 부합해 발탁했다"고 선정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후 신한은행은 지난 24일 뉴진스가 직접 출연한 TV광고인 '내 맘 본능'과 '스토리 본능' 2편을 공개했다. 광고 영상에는 '금융도 내 본능대로'란 메인 카피와 함께 뉴진스가 등장해서 90년대 걸그룹의 '하이틴 뉴트로' 감성과 신규 개발된 쏠 기능을 소개했다. 해당 영상들은 공개된지 일주일이 안 된 현시점에서 총합 조회수가 약 161만회에 도달했다. MZ세대에게 높은 호감도를 가진 '뉴진스'의 이미지가 브랜드 홍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의 '스타마케팅' 행보는 금융소비자 고객 수 확보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25일 발표한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자사 금융·비금융 플랫폼 이용하는 고객 수인 MAU 수치가 21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 대비 401만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그룹 금융 플랫폼 월 이용자 수는 1765만명, 비금융 생활 플랫폼 월 이용자 수의 경우 350만명으로 드러났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 뱅킹 앱인 쏠을 이용하는 고객 수는 84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실적도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취급한 신규 수신(예·적금) 가운데 디지털 채널을 통한 비대면 창구 비중은 3분기 기준 75.2%다. 이는 전년말 73.8%에서 1.4%p 오른 수치다. 여신 신규 비율도 71.4%로 집계돼 0.6%p 늘었다.
한편, 이같은 '스타마케팅'은 중대한 리스크를 동반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기용한 스타 모델의 인기가 급락하거나 중대한 부정 이슈인 학교폭력, 마약 등 스캔들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금융권이 스타 모델로 케이팝 내지 한류 스타들의 기용을 많이 하는 상황이다"며 "이는 국내뿐만이 아닌 글로벌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리스크 요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캐스팅을 진행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 선정해 기용했던 중‧장년층 모델과는 달리 연령대가 낮은 스타모델의 경우 부정 이슈를 살펴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소속사가 일차적으로 검증한 것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스캔들 발생에 관련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계약서 작성 시 손해배상 등 법률적인 요소 검토로 계약 과정에서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를 구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