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에서 로봇주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6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2'에서 무인 로봇이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약세장을 거듭 중인 국내 증시에서 '잘 나가는' 테마주는 소수에 불과하다. 최근엔 이차전지와 폐배터리 관련주가 이에 꼽힌다. 여기에 더해 로봇주도 주목받고 있다. 일시적인 주목이 아닌,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는 11월4일 코스닥 입성 예정인 뉴로메카(대표이사 박종훈)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25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일과 21일에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652.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최상단인 1만690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254억원을 조달할 예정인 뉴로메카는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의 제조·공급과 함께 로봇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이다. 국내 100여 곳 이상의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라인 자동화 구축을 주도했으며. F&B 분야에 협동로봇을 공급 중에 있다.
최근 지속되는 경기·증시 침체로 인해 얼어붙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선방한 뉴로메카가 지난 17일 코스닥에 상장한 에스비비테크(389500)의 흥행을 이어받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국내 유일 하모닉 감속기 양산업체인 에스비비테크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644.01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2400원에 확정했다. 상장 첫날엔 시초가가 공모가의 약 2배인 2만3900원에 형성된 뒤 상한가인 3만105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스마트테크 코리아'에서 한 참가 업체가 치킨을 튀기는 로봇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암울한 국내 증시 속에서도 '초록불'을 밝힌 로봇 관련주에 대해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이 심화되면서 대표적인 자동화 설비인 로봇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계로봇연맹이 공개한 '월드 로보틱스(World Robotics) 2022'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산업용 로봇 수요는 역대 최고 수준인 51만7000대를 기록했다. 협동 로봇은 3만9000대로 전년대비 50% 성장했으며,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의 8%를 차지했다. 서비스 로봇도 전년대비 37% 수요가 증가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은 일시적 테마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봐야 한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로봇 수요 둔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회구조적 변화와 함께 로봇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또한 로봇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로봇 협동 작업, 로봇 활용법 확대가 앞으로도 견조한 로봇 수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승미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올해 로봇 분야 예산을 확대했다는 점도 상시시켜야 하는 부분"이라며 "지난 9월 테슬라가 AI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하며 로봇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확대됐다. 여기에 더해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실화되는 가운데 로봇으로의 대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구인난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선택은 로봇과 자동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로봇이 적용되는 자동화 영역은 공장 자동화(FA)에서 물류 자동화로, 이어서 서비스 관련 자동화로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다. 서비스용 로봇 산업은 상상이 아닌 준비된 미래다"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로봇 관련주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향 산업로봇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IRA가 미국으로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향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과 함께 생산시설에 투입될 로봇·자동화 설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사족보행로봇으로부터 건배를 위한 샴페인 잔을 전달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밖에 국내 대기업들이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부분도 로봇 관련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월 열린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추진 첫 행보로 로봇 사업을 언급했다.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영역으로 생각하고 지속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10여개월 만에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는 등 로봇 사업화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차그룹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모를 위해 로봇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로봇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샀다. 또한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21330)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4억2400만 달러(한화 약 6086억원)를 출자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