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4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연구용역에서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벌써부터 심화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재계의 입장을 반영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벌써부터 심화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연구용역에서 정부가 재계의 입장을 반영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6월 열린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양대노총 결의대회'. ⓒ 연합뉴스
발단의 시작은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2건의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하면서다. 노동부는 지난 4일 '최저임금 사업의 종류별 적용 관련 기초통계 연구'와 '최저임금 생계비 계측 및 반영방법 연구' 2건의 정책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각각 재계와 노동계의 의견이 반영된 연구다. 기간은 2건 모두 오는 12월까지다.
이와 관련해 양대 노총은 2건의 입찰 금액이 다른 점을 포함해 노동부가 지나치게 재계 입장을 반영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고 반발에 나섰다.
양대 노총에 따르면 '최저임금 사업의 종류별 적용 관련 기초통계 연구'는 재계의 입장을 위한 연구용역이다. 그런데 같은 맥락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지난 6월16일 최저임금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됐다. 다시 말해 의미 없는 연구라는 점이다. 그러나 투표 결과가 무색하게 공익위원들의 주장으로 관련 연구용역이 다시 추진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임위에서 부결로 결론이 난 '업종별 차등적용'을 되살리는 것은 이를 쟁점화하라는 재계 측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라며 "노동부는 편향적인 최저임금 연구용역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아울러 "업종별 차등적용은 업종 낙인효과와 합리적 통계 인프라도 없어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이 문제 삼는 또 다른 이유는 입찰 금액이다. 재계 입장의 연구용역 예산은 4000만원이다. 한국노총 측의 연구용역 예산(3000만원)보다 1000만원 더 많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아직 연구된 사례가 없다 보니 경제 총조사, 고용보험 DB 등 살펴볼 자료가 많아 연구비용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업종별 차등연구에 관한 결과가 나와 있는데, 연구 결과가 사전에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기간이 오래돼서 새로운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연구비 차등적용의 충분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노총 측이 제안한 '최저임금 생계비 계측 및 반영방법 연구'에서 생계비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생계비는 현행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최저임금 결정기준 가운데 하나다. 노동부도 이번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생계비 계측'을 연구과제명으로 삼았다.
이렇게 중요한데, 최임위는 '비혼 단신(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근로자'의 생계비만 조사해 반영하자는 입장이다. 노동계가 요구한 ‘가구생계비’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비혼 단신 노동자는 전체 인구 중 3%에 불과하다"며 "가구생계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반발이 많아 부결된 사안을 현 정부에서 구색 갖추기를 통해 재계 입장을 담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부는 "생계비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지난 6월 권고한 명칭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권고 내용 자체에 '가구'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다"라며 "연구용역에 앞서 노동계의 의견수렴도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