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P2E 게임을 허용해주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자 관련 게임주들이 반등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국내 P2E(Play to Earn) 게임 서비스 허용 가능성에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3일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이 "(P2E를) 허용해주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시발점이다. 나아가 관련법 개정 방법 모색까지 공언했다. 글로벌 트렌드인 P2E 게임의 서비스 '가시화'에 관련 게임주들은 일제히 반등했다.
P2E는 의미 그대로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행위를 의미한다. 기존에도 게임 거래 사이트를 활용한 거래는 있었다. 하지만 과거엔 게임사가 게임 내 아이템의 현금화를 금지해 왔다. 이와 달리 최근엔 블록체인을 도입해 게임사가 직접 시스템적으로 가상화페나 NFT 등의 거래를 지원하고 보장하면서 P2E라는 개념이 구체화됐다.
세계적으로 성장중인 P2E 게임은 국내 게임사들의 미래 먹거리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이 금지돼 왔다. 해외에서만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게임 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이유"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난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감은 큰 이슈였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의 "제한적 허용과 같은 방법 등을 통해 우리나라 P2E 게임도 성장할 기회를 터줘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솔직히 말하면 서비스 허용을 해 주고 싶다. 현행 게임산업법으로 불가한 부분이 있으니 개정하는 과정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국내 유통 게임물의 심의를 담당하는 기관장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P2E 게임 서비스와 관련해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던 김 위원장의 180도 달라진 모습에 업계는 환영했다. 그리고 이는 증시에도 반영됐다. 그동안 침체됐던 게임관련주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 8월 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미르4' ⓒ 위메이드
우선 위메이드 그룹주가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해당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14일 종가 기준 위메이드(112040), 위메이드맥스(101730), 위메이드플레이(123420)는 전일대비 각각 11.60% 오른 4만3300원, 30.00%(상한가) 뛴 1만5600원, 12.16% 상승한 1만6600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와 위메이드 맥스는 다음 거래일인 지난 17일 역시 종가 기준 각각 7.69% 뛴 1만6800원, 5.12% 상승한 1만7450원으로 간만에 연이틀 상승폭을 나타냈다.
위메이드는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 중 P2E 게임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이 대표적이다. 게임 내에서 획득 가능한 자원을 드레이코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드레이코 토큰을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WEMIX)로 환전할 수 있도록 해 P2E를 확립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P2E 메인넷 '비빗(BEBIT)' 구축을 완료했으며, 자체 WEB 3.0 플랫폼 서비스 '인피니티마켓'의 서비스도 개시했다. ⓒ 드래곤플라이
드래곤플라이(030350)도 지난 14일 종가 기준 전일대비 9.45% 뛴 1100원을 기록하면서 간만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7일엔 종가 기준 전거래일대비 1.36% 오른 1115원을 기록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P2E 메인넷 '비빗(BEBIT)' 구축을 완료했으며, 자체 WEB 3.0 플랫폼 서비스 '인피니티마켓'의 서비스도 개시했다. 또한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디에프랩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을 포함한 신규 게임 IP를 확장해 나갈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4월5일엔 드래곤플라이가 러쉬 코인 재단이 설립한 합작법인 디에프체인이 '럭키포커' P2E 게임을 선보이며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해당 게임은 당시 국내에서 개발된 P2E 소셜 카지노 타이틀 중 최초의 글로벌 출시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룽투코리아(060240)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전일대비 7.68% 뛴 2805원을 나타냈다. 주가가 7% 이상 오른 것은 지난 4월22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17일 역시 종가 기준 전거래일대비 3.03% 뛴 2890원으로 마감했다.
룽투코리아는 '검과마법', '카이로스', '블레스 이터널'을 P2E와 결합해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블레스 글로벌'의 경우 타이곤모바일과 게임스페이스가 함께 선보이는 포켓버프 플랫폼을 통해 웹3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체불가토큰(NFT)와 더불어 P2E 콘텐츠를 통해 자원을 채굴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지난 4월1일엔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신작 P2E 게임 '열혈강호 글로벌'을 출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룽투코리아가 2017년 출시한 '열혈강호 for kakao'에 타이곤 토큰(TIG)이라는 결제 수단을 추가한 게임으로, 당시 사전예약자만 50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인기가 급증하며 초기 20개로 시작한 서버도 출시 4일만에 50개 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

'포켓배틀스 NFT 워' 홍보 이미지 ⓒ 미투온
미투온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전일대비 7.49% 오른 4450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 주가는 종가 기준 전거래일대비 1.46% 오른 4515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미투온(201490)은 자회사 미투젠과 공동개발한 P2E 게임 '포켓배틀스 NFT 워(War)'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월28일 론칭한 해당 게임은 글로벌 P2E 게임 랭킹 사이트에서 트렌딩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출시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엔 일일 활성 이용자수 (DAU)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일 기준 트렌딩 순위 2위, 캐주얼 게임 순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재접속률(리텐션)도 7일 기준 5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17일엔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의 자회사 그라비티 네오싸이언과 RPG 게임 IP를 활용한 P2E 게임 퍼블리싱을 위해 전략적 협약도 체결했다. 그라비티 네오싸이언과 함께 P2E 시스템을 적용한 영웅 수집형 RPG 'Heroes NFT War(히어로즈 NFT 워)'를 미버스 메인넷에 온보딩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국감 발언과 관련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등급의 문제와 함께 게임 내 재화를 어느 정도 선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확실한 내용이 나와야 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보다 좋은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게임주들의 강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신중하게 두고봐야 한다"며 "게임 허용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로 최근 암호화폐 NFT 등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부분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