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주말 동안 카카오(035720) 주요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 등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전국이 일시적인 마비 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서비스 복구가 늦어지면서 이용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40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톡 12년 역사상 가장 긴 시간동안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서비스 근간인 데이터센터 투자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톡 오류 메시지. ⓒ 카카오톡 화면 캡처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계열사는 134개(6월 기준)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134개 서비스가 일제히 먹통이 되면서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2년 4시간 카카오톡 장애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 화재로 발생했으나 카카오의 서버 이원화 시스템 적용 등 긴급 복구 대책 부실함이 드러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5일 카카오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원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한지 10시간이 지난 후에야 카카오톡을 비롯한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다.
연매출 6조원이 넘는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점도 비난을 받고 있다. 카카오는 12만대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 두 개를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그동안 카카오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교통, 쇼핑, 금융 등 계열사 수가 올해 8월 기준으로 무려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개선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T(030200)사태를 겪고도 화재 같은 재난 상황에 전혀 대비하는 이중화 장치를 하지 않은 점에서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라며 "아직까지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메인 시스템을 사실상 한 곳에 몰아넣는 등 관리 조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035420)도 이번 화재가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지만, 전방위적 장애는 일어나지 않았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경우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자리한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고,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카오는 SK C&C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3만2000대 정도를 두고 메인 센터로 이용 중이다. 한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집중시켜 이번 사태에서 피해가 더 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서 카카오 비상대응체계의 허술함도 드러났다. 카카오 경영진은 '화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발언으로 이용자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3만2000대가 전부 다운되는 것은 IT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상하는 리스크(위험)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화재는 워낙 예상을 못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큰 불편함을 겪은 이용자들은 ‘탈(脫) 카카오’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먹통이 일어난 주말동안 카카오톡 이용자는 급감하고 라인,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카오톡 사용자는 3905만명으로 화재가 일어나기 전인 14일 사용자 4112만명 대비 207만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톡을 제외한 △라인(43만명→128만명) △텔레그램(106만명→128만명) △페이스북 메신저(122만명→141만명) 등 메시지 앱의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이같이 이용자들이 등을 돌린 것은 카카오톡과 관련해 10년 넘게 장애 오류가 꾸준히 발생했음에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의 경우 이중화 백업 조치를 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 하나가 날라가 손실이 커서 그걸 갑자기 이원화 조치를 적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규모가 크고 부지 선정부터 오랜 시간이 필요해 천천히 투자하고 있었는데 예측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데이터센터 서버 전력이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중화 조치를 했으니까 서비스 주요 기능을 복구를 할 수 있었다. 오늘도 메일이 추가적으로 복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