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선에서 공방전을 치렀던 한나라당과 민주당(구 대통합민주신당) 장수들의 명암이 한층 극명히 대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박 전 의원은 14,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대선 당시 당 공작정치특위 위원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 18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 야안이 됐다가 이번에 금의환향한 것. 특히 박 전 의원은 김경준 씨와 BBK 사건을 주가 조작 사기 사건을 다룬 미국 영화 '하드 보일러'와 꼼꼼하게 비교한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는 등 사력을 다해 BBK 방어를 치른 바 있다.
BBK 사건과 관련, 사용 인감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발빠른 방어에 나섰던 홍준표 의원은 대선 승리 후 한나라당 원대대표로 '영전'했고, 역시 한나라당을 도왔던 고승덕 변호사 역시 공천장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안착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BBK 등 이명박 현 대통령을 찌르는 '창'을 잡았던 인사들은 줄줄이 와신상담의 길을 걷고 있어 대조적이다. 민주당 의석이 대폭 줄어들면서 야인이 된 경우도 많고, BBK 사건이 흐지부지 끝나면서 공세에 나섰던 사람들만 재판정에 서는 등 고초를 겪게 된 것.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가 기소, 지난 6월 17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총선에서 낙선한 그는, 정치적 입지가 줄어든 것은 물론 형사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더욱이 1심 재판부로부터 "근거가 박약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져도 명예훼손은 물론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오히려 공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훈시를 듣는 수모를 겪었다.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대선 당시 공격했던 김현미 전 의원 역시 고난의 가시밭길을 가게 된 케이스. 그는 대선 당시 김 여사가 고가의 외제 시계를 차고 다닌다고 적시했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 최근 열린 공판에서 그는 '명품시계 의혹을 사실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다가,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 지역구에 도전, 고배를 들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을 취재했던 인연이 악연으로 바뀐 케이스. 그는 문화방송 기자로 근무하던 시절 BBK 관련 취재를 했을 때 이 대통령 발언과 대선 당시 발언이 다르다며 공세를 폈다. 그는 우연히 마주친 이 대통령에게 "왜 저를 똑바로 못 보세요? 부끄러우시죠?"라고 소리를 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박 의원은 앞의 두 정치인과는 달리 지역구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 재선 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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