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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연 0~3% '황제대출'…도덕적 해이 '논란'

주택자금 사내대출 5년간 60% 급증…"기재부 지침 모르쇠"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09.29 15:20:42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택자금 사내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저금리' 대출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최근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주택자금 사내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0~3%대 초저금리 '대출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대출금리 관련 지침도 마련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근접하는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내는 상황이어서 공공기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사내대출 규모…5년간 60% 증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보다 훨씬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공공기관 사내대출 규모가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60%가 넘게 증가했다.

그간 공공기관들은 사내복지라는 명목하에 연 0~3%대 대출금리를 적용한 주택자금 사내대출 프로그램을 운용해 왔다. 지난 5년간 사내대출 신규 실행 현황은 2017년 2065억원에서 2021년 3349억원으로 62.2%(1284억원) 가량 치솟았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기반한 최근 5년간 주택자금 공공기관 사내대출 신규 현황 ⓒ 송언석 의원실


또한 사내대출을 받은 인원은 지난 2017년 3378명 수준에서 2021년 4437명으로 31.3%(1059명) 늘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동일 기준 6113만원에서 7547만원으로 23.5%(1435만원) 증가했다.

대표적인 공공기관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한국도로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들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금리 대비 '초저금리' 대출을 자사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JDC는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주택자금 1%, 생활안전자금 1.5%, 학자금 무이자 등의 금리로 사내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총 30억원 가량 특혜성 대출이 이뤄진 상황이다. 아울러 상환기간도 최장 15년까지 넓혔다.

한국도로공사도 2021년까지 1%대 금리 사내대출을 제공했다. 올해부터는 2021년 기준 주택구입과 임대주택 대출금리를 각각 1.95%로 기본 1.8%에 연말 인정과세를 더해서 책정했다. 도로공사는 2022년 8월부터 5년 이내에는 한국은행 공표 금리를 적용하고, 5년 초과 시 법인세법에 따른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시중금리에 비해 낮은 이자로 주택구입과 주택임차 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 이자율은 3% 수준이지만, 최초 5년간은 2%에 해당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 기재부 지침 "모르쇠 일관"

문제는 현재 대다수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주택자금 사내대출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특별한 대출 금리 혜택을 수령한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2021년 7월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의결하고 혁신지침 이행 여부를 경영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공공기관 주택자금 사내대출 이자율을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가계자금대출금리'를 하한으로 하고, 대출한도는 7000만원으로 설정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대다수 공공기관들은 기재부가 마련한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124개 공공기관 사내대출 프로그램 중 122개가 2021년 4분기 금리 하한선(연 3.46%)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적용했다. 이는 전체 프로그램 중 96.8%가 기재부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시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0%대 금리'의 사내대출 프로그램이 12개나 존재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기관 직원 1328명이 총 639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1년 신규 주택자금 대출 금액 중 20.7%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행태가 만연한 이유는 공공기관이 '복지'라는 명분으로 초저금리 대출 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공공기관은 복지 차원으로 사내 복지 기금을 별도 조성해 주택자금대출 혜택 제공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각 기관의 자율적인 노사 교섭에 의해 합의된 단체협약에 의거해 시행된다.

그러나 금리인상기에 따라 대출금리는 수직 상승 중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7월 은행가계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4.21%로 집계됐다. 

또한 27일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73~7.28%로 최고 7%를 돌파했다. 이자 부담으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황제대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정치권은 날 샌 비판과 함께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의원은 "정부가 과도한 주택자금 사내대출 한도와 금리 시정 지침을 내렸지만, 1년이 지나도록 대다수 공공기관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내대출 특혜잔치는 고금리에 고통받는 일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만큼,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위한 특단의 조치를 신속하고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도 "유례없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 공공기관은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공공기관 스스로 사내대출 지침을 개선하고, 정부 권고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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