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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전환 속 3세경영 가시화

[FOCUS 그룹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효성그룹]

이광표 기자 | pyo@newsprime.co.kr | 2008.07.11 09:15:29

[프라임경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차기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야하는 과제를 맞는다. 즉, 안정적 후계구도 확립은 '제2의 성장'을 위한 필수과제란 인식이 재벌가에선 거의 정론처럼 통한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대기업 그룹의 '30대 재벌 3세'가 경영 전면에 급부상하며 오너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지에서는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의 시리즈로 효성그룹의 경영승계를 쫓아가봤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최대실적을 올리는 한편 이명박정부의 사돈기업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로 창립 42주년을 맞은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부친인 고 조홍제 창업주가 세웠다.
효성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는데 그 과정에서 장남이었던 조석래 회장은 주력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 나일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을 맡았다. 이후 독립경영체제로 전환되어 조석래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효성그룹의 괄목한만한 성장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효성家 3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3세 경영’으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3형제 핵심분야 무난하게 수행

조석래 회장은 슬하에 현준(40), 현문(39), 현상(37)까지 3형제를 두고 있다. 이들 3형제는 모두 현재 효성 내 핵심 분야를 맡아 주요 경영 현안을 ‘소리 없이’ 무난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나는 과정에서 이로 인한 적잖은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다. 이런 우려를 잠 재우듯 3형제는 아버지의 빈 자리를 메우며 지난해 각자 영역에서 사상 최고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효성은 재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PG(Performance Group)·PU(Performance Unit)라는 소그룹 형태의 독립 전문경영체제를 받아들여 7개 소그룹인 PG 체제로 그룹이 구성되어 있다.그리고 각 소그룹 최선두에는 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버티고 있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은 섬유와 무역의 PG장을 맡고 있으며, 차남 조현문 부사장은 중공업 PG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의 세 아들이 모두 경영일선에서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가자 재계 관계자들은 효성그룹의 후계구도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당초 경영승계 구도의 물망에 자주 거론됐던 인물은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다. 미국 예일대와 일본 게이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조 사장은 취임 이후 무역부문 신규 사업 진출과 시장 확대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2006년까지 적자를 보였던 섬유부문도 생산공장 증설 등 과감한 투자 확대를 통해 흑자구도로 전환시켰다.

또 그는 지난 3월 효성의 계열사인 효성CTX의 지분을 50.0%애서 87.7%까지 늘리기도 해 지분확대 배경을 두고 갖가지 궁금증을 증폭시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계열사를 사실상 사기업화 한 것을 두고 후계 구도로 연결 시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효성CTX를 시작으로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경영권 장악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지분확대 배경에 대해 효성 측 관계자는 “지분 확대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계열사들의 규모가 매우 작아 지분확대를 통해 ‘경영권 장악’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당시에도 상황이 좋지 않은 계열사에 대해 조 사장이 사비를 털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경련 회장에 오르며 재계 내 위상이 달라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재계 일각에서도 조석래 회장이 아직 왕성한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고, 효성의 지분 보유현황을 살펴봐도 세 아들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조현준 사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다.
실제 지난해 9월 효성의 분기보고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조 회장이 효성(주)의 지분 10.20%를 보유한 가운데 조 사장 6.94%, 조 부사장 6.56%, 조 전무 6.55% 등 서로 엇비슷한 상황이다.

게다가 효성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지분 역시 아들 3형제가 골고루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결과적으로는 향후 후계구도 전환을 위해 안정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위에서 언급됐던 효성CTX의 경우, 조현준 사장이 87.7%로 최대주주이며, 이 밖에도 두미종합개발의 경우 조현문 부사장과 조현상 전무가 49.16%씩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확인됐으며, 효성 ITX도 조현준 사장이 37.6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기록되어 있다. 조 사장은 효성투자개발 지분도 41.0%를 보유해 2대주주다. 또 ‘노틸러스 효성’과 ‘효성건설’도 3형제가 나란히 14.13%와 16.47%씩 보유하며 2대주주에 올라 있다.  

 

   
 

◆ 둘째 아들 최근 입지 넓혀가 

지난 4월에는 조석래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대상이 되자 경영권 승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또 비자금 수사가 진행되던 무렵, 조 회장이 전경련 행사 자리에서 상속 증여세 폐지를 주장하며 “합법적인 부의 세습이 왜 안 되느냐”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조 회장의 발언을 두고 효성 측 관계자는 “효성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이야기 한 것이 아니며 전경련을 대표해 기업 전반의 분위기를 대변한 것인데 오해를 일으켰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원만한 경영승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은 “향후 경영권은 능력 있는 자식에게 물려 주겠다”고 밝혀 온 바 있다.
이에 당초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조 회장이 향후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장남인 조현준 사장에게 넘겨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초 등기이사로 선임된 차남 조현문 부사장의 입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부사장이 올해 초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한편 전경련 위원으로도 입성해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현문 부사장은 지난 3월14일 정기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경영승계의 변수가 될 것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자 승계’가 재계의 일반적인 관례로 작용하고 있지만 성과주의를 지향하고 능력을 중시하는 조 회장의 기조를 감안할 때 장자 승계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리란 보장도 없는 것으로 일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차남 조 부사장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눈에 띄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조현문 효성그룹 부사장이 전경련의 상설 위원회 중 하나인 사회협력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아버지를 이어 2세 경영인들이 전경련 회장단으로 참여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부자(父子)가 함께 현역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사회협력위원회 활동을 하던 전임자가 퇴임하면서 관례 상 후임이었던 조 부사장을 지난해 부터 대신 위원 명단으로 올린 것 뿐”이라며 “후계구도와는 전혀 관계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 활동할 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까지 취득한 조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전문변호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특히 조 부사장은 그 동안 조석래 회장이 늘 ‘신사업 개척’을 강조해오던 시점에서 중공업과 건설 분야를 강화해 아버지의 두터운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효성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도 아직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는 가운데 경영승계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경영승계를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포스트 조석래’를 꿈꾸며 후계구도를 놓고 두 아들이 벌이는 ‘경쟁 레이스’에서 누가 미소를 짓게 될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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