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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일본, 뒤늦은 'IRA 대응'...정부, 공조 필요성 대두

9일만 일사천리 진행 탓 사전에 내용파악 못해…" FTA 체결국 특수성 강조"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09.19 11:33:27
[프라임경제]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등 자국 중심적인 법안을 연이어 쏟아내며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IRA 법안은 상원 통과에서 대통령 서명까지 9일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강력한 동맹국들인 유럽과 일본도 사전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조차 할 수 없어 논란이 됐었다.

뿐만 아니라 하원의원들의 경우에도 총 435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200여명이 대리 투표로 진행됐을 정도로, 그들 사이에서는 법안의 세부 내용을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투표가 진행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안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유럽과 일본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먼저, 유럽 연합(EU)은 미국 IRA 법안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정의한 관련 규범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이달 초에는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유럽산 전기차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은 이달 7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일본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이번 조치가 WTO 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서 주미일본대사관 대변인도 미국 언론매체를 통해 "더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국 간 논의가 진전되는 가운데 이런 조치가 나온 것에 매우 우려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IRA 법안 서명 직후 일본 정부와 토요타가 법안을 유리하게 바꿨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 나은 재건법(Build Back Better Plan, BBB)'이 IRA 법안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노조가 있는 브랜드가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IRA 법안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치적이 필요해진 민주당이 당내 비밀협의를 통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법안이라는 것이 미국 현지의 중론이어서다. 

실제로 9월부터 중간 선거를 준비해야했던 민주당은 8월 중 법안 처리가 시급했던 탓에 미 상원이 휴회에 돌입(하계휴가를 앞두고)하기 직전인 8월7일에 기습적으로 IRA를 통과시켰고, 이미 휴회에 들어간 하원은 8월12일에 의원들을 소집해 긴급투표를 진행했다.

또 하원이 이미 휴회에 돌입한 상황에서 투표가 진행됐던 탓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절반 이상이 대리 투표로 진행됐다.

이외에도 미국 내 법안 처리 기간 중 일본에서는 경제산업상이 교체된 만큼, 일본 정부가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 행정부에서도 IRA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야 법안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 의원, 행정부조차 법안의 세부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체 진행된 만큼 당연히 미국 외 타 국가나 기업에서는 IRA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노조가 있는 메이커에 혜택을 준다는 조항이 삭제된 것은 토요타보다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와 현대차·기아에 더욱 유리한 내용이다"라고 첨언했다. 

현재 우리 정부 역시 한국산 전기차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빠르게 미국 정부 및 의회와 소통하고 있다. 정부는 IRA 법안이 발표되자마자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미국 정부에 법 개정 및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다만,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IRA 법안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우리 정부 힘만으로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 

따라서 유럽과 일본이 뒤늦게나마 IRA 법안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우리 정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더욱 정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EU 및 일본과의 공조를 주도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축적한 전략을 EU, 일본 등과 공유하면서 미국과 협의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시에 미국과 FTA 체결국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해야 하고, 법안 수정은 물론 시행과정에서 최대한 우리나라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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