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판매하고 있는 주요 라인업들의 불균형이 극심하다. 일부 특정 모델에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동시에 나머지 모델들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등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정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라인업에서 수요층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탓에, 한쪽으로 쏠려있는 시장수요를 다른 차종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이에 르노코리아와 쌍용차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적기에 새로운 모델들을 출시해 신차 사이클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그 시기가 대부분 2024년 혹은 2026년인 탓에 출시 전략을 조금 더 앞당겨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르노코리아는 올해 빈약한 라인업과 모델 노후화 등으로 인해 두 자릿수의 판매량 감소세를 보였다. 1~8월 국내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3만4437대를 판매했다.
내수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모델은 QM6와 XM3다. QM6는 전년 대비 21.4% 감소하긴 했지만 1만8612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고, XM3는 16.1% 증가한 1만2168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SM6는 깊은 부진에 빠진 상태다. 전년 대비 51.9% 증가하긴 했지만, 2667대에 불과하다.
르노코리아가 수입 판매하고 있는 르노 모델들(트위지·조에·캡쳐·마스터) 중에는 8월에 18대만을 판매한 마스터를 제외하고 전부 국내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상황이다.
이처럼 르노코리아가 부진하는 주요인으로는 SM6와 QM6의 모델 노후화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신차 부재가 꼽힌다. 신차 부재는 곧 브랜드 경쟁력 약화인데, 르노코리아가 당장 선보일 수 있는 모델은 올해 출시 예정인 XM3 하이브리드 모델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XM3에 편중된 현상이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인기모델 호조에 힘입어 전체 실적, 특히 수출에서 엄청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다양한 라인업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지 못한 채 특정 모델이 판매량을 혼자 끌고 갈 경우 해당 모델에서 예기치 못한 결함이 발생하거나 흥행이 장기화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가운데). ⓒ 르노코리아자동차
물론, 르노코리아가 신차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점이 다소 멀리 있다. 르노그룹과 길리홀딩그룹(Geely Holding Group, 지리홀딩그룹)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할 예정인데 그 시점은 2024년,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 출시 시점은 2026년이다.
또 여전히 르노 그룹의 차종들을 선보일 수도 있지만, 최근 선임된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신임 사장은 이와 관련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르노 그룹 라인업들이 소형차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차량들과 비교하면 차량 크기가 작아서다.
그는 지난 6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르노 그룹에서 한국에 반드시 들여와야 한다는 차량을 발견하지는 못했는데, 향후 수입 모델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현재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의미다"라며 "최우선 순위는 한국시장을 위한 차량을 디자인해 판매하고 수출까지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시장에서 2026년 순수 전기차(BEV) 출시 역시 전혀 늦은 시점이 아니고, 오히려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본다"며 "현재 BEV는 비싸고 구매자다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쌍용차 역시 판매 쏠림현상이 극심하다. 국내 시장에서 쌍용차가 판매하고 있는 모델은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이며, 이 중 제 역할을 해주는 모델은 토레스와 렉스턴 스포츠뿐이다.
모델별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1~8월 △티볼리(8966대) △코란도(4227대) △렉스턴(2439대)은 각각 전년 대비 △19.9% △27.8% △40.4% 감소했고, 8월 실적만 놓고 봤을 때는 △-57.0% △-70.6% △-10.9%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토레스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계약대수가 6만대를 넘어섰고, 렉스턴 스포츠는 전년 대비 19.0% 증가한 1만9038대가 판매됐다.
그동안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했던 쌍용차는 신차 사이클을 이어가지 못해 지속가능성 을 확보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새로운 주인과 함께 토레스가 긍정적인 바람을 몰고 온 만큼, 이에 힘입어 신차들을 연이어 투입함으로써 경영정상화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는 그동안 티볼리 이후 렉스턴 스포츠 그리고 최근에는 토레스가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1개 모델이 브랜드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는 행보를 보여 왔다. 즉, 티볼리→렉스턴 스포츠→토레스까지 회사가 힘들 때마다 적시적소에 꽤 알맞은 신차가 출시된 덕분에 브랜드가 연명된 셈이다.
이에 쌍용차는 향후 2년간 △토레스 전동화 모델(2023년) △코란도 후속 KR10(2024년) △렉스턴 스포츠를 대체할 전기 픽업(2024년) 등을 투입해 신차효과를 이어가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어렵게 새로운 주인을 찾은 만큼 토레스의 인기가 식기 전에 후속 모델이 그 인기의 바통을 이어받을 필요가 있다"며 "한 번만 실패를 해도 쌍용차는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적절한 타이밍의 자금 투입과 신차 출시라는 전략이 절대적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