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설비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입자 철강업계가 곤경에 처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좋지 않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포항제철소 내부에는 포스코뿐 아니라 관련 협력사가 대거 위치해 업계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항제철소 협력사 대부분은 자체 공장이 없어 포스코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최대 5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의도 면적의 3배 규모가 넘는 포항제철소 전체가 물에 잠겼다. 이후 제철소 내 모든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체가 물에 잠겼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인근 냉천교 전경. ⓒ 포스코
이에 대다수 협력사들이 공장 가동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설비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협력사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2% 남짓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향후 설비 복구에 있어 협력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다수 협력업체가 포항제철소 내에 위치해 업계 피해가 심각하다"며 "작업 파트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장비가 침수돼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급이 중단되면 휴업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직원들의 고용 문제까지 고심하고 있을 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포항제철소 협력사 상당수가 영업손실을 기록하거나 사내 부채총계가 증가하고 있다.

진흙과 뻘로 가득한 포항제철소 내 피해 현장. ⓒ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 협회에 가입해 활동 중인 주요 철강사 60여곳 중 15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2020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곳 중 8곳의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크게 감소했고, 5곳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부 협력사는 도산까지 우려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표본 조사 대상 협력사 중 일부 업체는 부채비율이 1500%를 넘은 상황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자금 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며, 600%를 넘은 경우 도산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 표본 조사 대상 업체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5곳이다.
업계는 포항제철소가 완전히 복구돼 정상 가동되기까지 6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철강업황 둔화 흐름까지 이어지고 있어 협력사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이에 포스코가 협력사를 위한 대처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금리 폭등, 환율 상승 등으로 점차 기업하기 어려운 조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포스코가 즉각적인 원가 반영 및 대응책을 마련해 상생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6일 태풍으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주요 설비들이 침수됐다. ⓒ 포스코
업계는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협력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 15조8777억원, 영업이익 1조776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일 수 있다고 포석을 깔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포항제철소 침수피해 원인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포스코는 책임론과 더불어 협력사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협력사 임직원들도 제철소 복구를 지원하는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협력사 피해 상황 확인이 어렵다"며 "피해 복구가 진행 중인 만큼 상황 파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협력사를 포함한 포스코 내부 피해 복구와 관련해 파악되는 사항은 지속적으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