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빅테크사들과 카드업계가 서비스중인 '선구매 후결제(BNPL, Buy Now Pay Later)' 적용 법령이 이원화되어 있어 이를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발표하고, 현재 빅테크와 카드사들이 운영하는 BNPL 서비스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신용카드업은 여신금융업법 규율을 받고 있다. 핀테크 기반의 후불결제는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같은 이원화에 관한 관련 법제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재 빅테크사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을 혁신금융 시범업체로 지정해 △금액한도 △연체율 △할부 등을 관리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겸영업무로 규율을 받고 있다. 반면 신용카드업은 여신금융업법상 규율을 받고 있다.
◆ BNPL, 씬 파일러 결제수단으로 부각
BNPL은 결제 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먼저 가맹점에 대금 전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결제 업체에 분할 납부하는 '후불결제' 서비스를 말한다. BNPL은 신용카드와 다르게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도 무료이고 할부 결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 BNPL 시장은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 황현욱 기자
이런 이유로 BNPL은 현재 국내에서도 금융이력이 부족해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기 힘든 씬 파일러(Thin Filer)에게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국내 BNPL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BNPL 열풍이 거세지자 최근 카드사들도 BNPL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준비중이다.
문제는 빅테크사와 카드업계의 적용 법령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원적인 규제 체계를 둘 경우 형평성 문제까지 거론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후불결제는 기본적으로 '여신금융업법'을 통해서도 규제 가능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빅테크사가 소액후불결제제도(BNPL)를 운영하는 방식은 자체 선불지급수단만 만들어 놓으면 일정금액 이내에서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사용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후불결제가 신용공여의 성격이 있음에도 현재 소액이라는 이유로 독립된 금융업이 아닌 전자금융거래법상 겸영업무로 규율체계를 성급하게 확정하게 되면 빅테크 사업의 특성(고객·판매채널·정보독점) 등에 따른 독과점 등 시장실패(가격상승·정보비대칭·혁신감소) 발생시 이를 바로잡을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카드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카드 수수료율 △대손충당금 등에 대한 강한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사들이 수행하는 후불결제업무에 관한 규제는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빅테크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 방향성이 정해지면, 이를 맞추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며 "하지만 신용카드업과 동일비교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로 "카드사는 '카드 의무수납제도'라는 법적 보호망이 있지만, 빅테크 간편결제는 가맹점이 수납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의무수납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즉 '동일기능‧동일규제'라는 대전제 프레임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 '동일 행위는 동일하게, 다른 것은 다르게'
카드업계 반응은 빅테크사와는 다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빅테크사가 운영하는 후불신용결제는 연체정보 공유가 안 될 뿐만 아니라, 매수제한이 없어 다중채무자 발생 및 연체 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후불신용결제 서비스는 씬 파일러처럼 저신용자 대상으로 운영을 하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법 테두리 안에서 운영해야 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빅테크사의 후불결제 서비스에 대해 제도권 내 적절한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황현욱 기자
특히 빅테크사의 후불결제는 '페이깡'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의 이용도 우려되고 있어 제도권 내에서의 적절한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카드업계의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동일한 행위는 동일하게, 다른 것은 다르게' 규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기준으로 BNPL 서비스 등 후불기능을 판단하기보다 향후 후불결제의 발전·확대 가능성과 경제 주체 등의 실생활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규율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여신금융업법 체계에서 일원화해 규율하되, 신용카드업보다 완화된 소액후불결제업을 도입하는 등 일부 미흡한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회입법조사처는 "여신금융업법상 신용카드업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후불결제 수단이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바 기존 신용카드업을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여신금융업법 내 스몰 라이선스 형태(소액후불신용결제업)로 도입해 최소 자본금과 소액후불한도 등에 대한 별도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가치가 중요하다는데는 동의하지만 BNPL 서비스를 두고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보다 양쪽 다 규제를 푸는게 먼저"라며 "규제를 또 다시 만들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