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투자 시대가 낳은 산물" 주식시장 단비 '태조이방원'

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신흥주로 급부상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08.26 17:01:39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홍보 포스터와 각사 CI. ⓒ 각사 합성

[프라임경제] 고물가·고유가·고환율 '3고(高)' 위기로 약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이란 신흥 주도주에 인기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대내외 정책과 정치적인 요인으로 해당 업종들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2980선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지난 25일 2470선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개인을 제외하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7조4538억원, 9조1744억원의 '셀코리아' 현상을 보였다.

그동안 급격히 빠진 주식시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태양광 △조선 △2차전지 △방산 △원자력 업종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미들은 해당 업종들의 앞 글자를 따 태조이방원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특히 줄곧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들이 이달에 홀로 '사자' 행보를 보인 점이 눈에 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조3649억원, 776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2조9634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 5146억원의 물량을 '줍줍(줍고 줍는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차전지 업종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외국인이 LG에너지솔루션을 대거 사들인 요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하기 위해 3960억달러를 투자한다. 재원마련 방법으로 대기업에 최소 15% 법인세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통과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규모 예산이 투자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부문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소식은 LG에너지솔루션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에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에 단독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테네시주와 미시간주에 각각 2공장, 3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도 상승세다. 이달 들어서만 41만9500원에서 45만9000원으로 9.4% 뛰었다. 지수별로 살펴봐도 LG에너지솔루션이 편입된 KRX에너지화학 역시 5.29%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상승폭이다.

태양광 관련주와 조선 관련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반사이익을 얻기 시작했다.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한화솔루션(009830)과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의 최근 1개월 주가가 50~80% 치솟았다.

조선 관련주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에 공급해온 가스양을 줄이면서 주목받았다. 공급망이 막히자 유럽 각국이 에너지 수입 경로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바다로 운송하는 LNG선박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최근 1개월간 30% 이상 올랐다. 

방위산업 관련주는 각국 국방 예산 증가와 대규모 수출 등 호재로 빛을 보게 됐다. 최근 폴란드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 체계를 도입하기로 발표하자, LIG넥스원(079550)과 현대로템(064350) 등 방산주는 20~30% 상승했다. 원전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업종을 비롯해 태조이방원이 주목받기 시작한 요인을 대내외 정책과 정치적인 요인으로 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화 중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가간 정치적인 이유와 정부 주도정책에 따라 투자자들이 눈길을 옮기고 있다는 의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정치적인 이유에 따라 일부 산업에서는 오히려 투자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태조이방원에 해당하는 산업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이차전지는 미국의 정책 △원전은 국내정책 △조선·방산은 정치적 현상 등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적인 매크로 현상에서의 수요·공급이 아닌 정책·정치적인 현상에 따른 수요·공급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태조이방원은 단기테마 성격의 과열이 아닌 '투자의 시대가 낳은 산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