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계약 여부를 두고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변론기일과 동일하게 항소심 5차 변론에서도 망 연결에 대한 '무정산 합의'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9-1부(정승규·김동완·배용준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 5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비용정산에 대한 협의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무정산'이 맞다고 주장하는 반면, SK브로드밴드는 ISP(인터넷사업자)와 CP(콘텐츠사업자) 간 인터넷 접속서비스는 유상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특히 이날 양측은 2016년 최초 연결 당시 활용한 '퍼블릭 피어링(다자간 트래픽 교환)'과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연결 중인 '프라이빗 피어링(양자간 트래픽 교환)' 방식을 두고 의견이 충돌했다.
피어링(Peering·직접접속)은 ISP가 자신의 망에 접속한 상대방의 트래픽을 자신의 망 이용자에게만 소통시키되, 이를 넘어 다른 ISP의 망에 연결된 이용자에게는 트래픽을 소통시키지 않는 트래픽 처리 방식이다. 피어링은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나뉜다.
◆SKB "프라이빗 피어링 전환 이후 이용대가 지불해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무상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ISP와 CP 간 프라이빗 피어링은 유상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퍼블릭 피어링과 프라이빗 피어링. ⓒ SK브로드밴드
앞서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미국 시애틀 IXP(인터넷교환지점)인 시애틀 인터넷 교환 지점(SIX)에서 SK브로드밴드 망에 접속했다. 2018년 5월 양측은 IXP를 기존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 도쿄 IXP 'BBIX'로 옮겼다. 이때 SIX는 퍼블릭 피어링, BBIX는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접속했다.
SK브로드밴드는 'SIX에서의 퍼블릭 피어링과 2018년 이후의 프라이빗 피어링을 동일하다'는 넷플릭스의 주장에 대해 "양자 간에는 연결 방식뿐만 아니라 법률 관계에 있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016년 SIX에선 연결에 관한 별도의 합의 없이 다자간 퍼블릭 피어링 관계에 있었고, 2018년 BBIX 이후 별도의 합의를 통해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무정산 합의가 원칙"
반면 넷플릭스 측은 무정산 합의가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넷플릭스는 비용 정산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2016년 처음으로 SK브로드밴드의 망과 직접 연결할 당시 무정산에 암묵적으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2018년 일본의 IXP로 변경 연결할 당시 SK브로드밴드 관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근거로 들며, 망 이용료를 요구한 부분과 망 성격을 바꾼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도쿄 연결 당시 '피어링의 성격이 바뀌었다'라거나 '망 이용대가'를 요구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이메일에는 '이용자에게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그 품질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내용만 담겼다"고 꼬집었다.
이날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무정산 피어링을 했음에도 소송에 들어선 이후 '무정산 피어링을 한 게 아니다'라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