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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불나는 전기차, 이래나 저래나 시작은 '배터리'

자동차기자협회 '전기차 왜 자꾸 불이 날까?' 주제로 심포지엄 개최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07.21 13:49:29
[프라임경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자동차업계에서는 내연기관차 대안으로 떠오른 전기차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서 급속히 확대 보급되고 있다. 다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정이 다소 급격하게 이뤄지다 보니 전기차 시대의 명과 암도 명확히 갈린다.

특히 전기차 화재사고가 잇따르고, 언론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타고 급속히 전파되면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불안과 의구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연이은 화재사고에 아직 전기차 전환은 이르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21일 '전기차, 왜 자꾸 불이 날까?'를 주제로 2022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전경.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3홀에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의 전기차 화재사고 사례 및 대응 방안 △박균성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자동차안전팀장의 전기차 등 미래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패널 토론에서는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두 명의 주제 발표자와 △송지현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중대사고조사처장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가 참석해 전기차 화재의 원인과 대응책을 살폈다.

◆'리튬이온 배터리' 교육 전무…열폭주 제어 기술 개발 절실

좌장을 맡은 김철수 교수는 "전기차는 무거운 차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매우 높은 전압의 전기가 사용되고, 많은 전기를 저장하기 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지닌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전기차는 근본적으로 전기로 인한 화재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화재사고들은 엔지니어들이 놓친 부분들이 있었고 품질관리가 안 된 점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향후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조금 더 안전한 배터리가 개발되고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광범 고문은 "전기차 배터리는 제조뿐 아니라 정비, 사고, 폐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급되는데, 현장에서는 납 배터리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화재진압 후나 충돌 후 폐차장 재발화 등의 화재문제가 계속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그러면서 "현장에서 실제 리튬이온 배터리를 다룰 수 있는 정비사, 견인기사, 폐차장 종업원 등에 대한 소양교육이 필요하다"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정상 사용조건이 아닌 비정상 사용조건에서의 취급요령 매뉴얼도 필요하고, 이를 교육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소한의 인명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조건(열폭주, 열전이 상태)에서의 시험평가가 필요하다"며 "현재 기술로 열폭주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열폭주를 제어하는 노력(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BMS 기능 강화 의무화" vs "배터리 관리, 밸런스 충전 중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의 안전성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친환경 정책 등에 따라 전기차가 증가(2016년 1.1만대→2022년 25.8만대)하고 전동화 기술 개발에 따른 커텍티드 카도 급격히 증가(2015년 75.9만대→2021년 424.6만대)하고 있다. 다양한 차종이 보급되면서 차량 결함이나 화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함께 바뀌고 있으며, 미래차의 안전성 향상과 결함발생 시 신속한 시정(리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미래차 안전 확보 및 사전대응을 위해 안전관리체계를 고도화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의 신산업 지원 기반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장치에 대한 안전 기준을 보강하고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화재 확산 방지 기술 개발(2023~2026년) 등의 안전 투자를 확대한다.

또 배터리 핵심 장치에 한해 정부가 사전에 안전성을 인증하는 체계로 개편하고 인증 사항 준수 여부를 관리하며, 제작결함 조사 방식과 절차를 합리화·효율화해 신속한 조사를 통한 제작결함을 시정토록 한다. 끝으로 전기차 검사 역량 강화를 위해 배터리 검사 기술과 장비 개발·보급 추진, 배터리 안전·성능 검사 이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을 지원한다.

박균성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자동차안전팀장.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무엇보다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은 고전원 배터리 자체 품질을 높여 화재 발화 요인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품질 불량을 제로(0)로 해 단 한건도 불량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에 송지현 중대사고조사처장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능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하고 의무화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래 목적인 배터리 관리 기능 외에도 배터리 이상 감지 범위 및 경고 기능 확대, 화재발생 시 경보(대피·신고) 기능을 추가하고, 열폭주 전이 지연 성능(최소시간) 등을 갖추도록 하는 동시에, 이런 안전과 관련된 기능은 꼭 의무화(법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나아가 배터리 화재(고장) 시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 항목을 추가하고, 저장·동기화 기능, 화재 시 배터리 냉각, 비상호출, 열폭주 전이 지연 성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충돌시험 등 안전에 대한 확인 절차가 있고,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단품으로도 낙하시험 등을 실시하고 있어 안전성은 담보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화재가 배터리 내부의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이 손상되면서 순식간에 800~1000℃ 이상 올라가는 온도에 배터리 내부가 팽창하면서 폭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원 상무는 "배터리 관련 화재의 원인은 배터리 제조과정의 불량,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과충전, 교통사고 등 강력한 외부충격 등이 발생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팩은 여러 개 셀로 이뤄져 있어 충전 및 사용하는 과정에서 계속 급속충전만 하거나 방전을 많이 시키면 각 셀별로 불균형이 발생돼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전기차를 안전하고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충전량은 20~80% 사이를 유지해주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완속 충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충 비율 85% 내외 낮추고, 충전인프라 구축 힘써야"

이날 이호근 교수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에서 한건의 사고도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 및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려로 꼽았다. 1년에 자동차 화재가 5000건 정도 발생하고, 대부분의 화재는 발생 후 5~6분 이내에 전소될 정도로 차량에는 원래 가연성 물질이 많지만, 전기차 화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와 달라서다.

첫째로 대부분의 차량화재는 운행 중 발생하는데 전기차 화재는 충전 및 방전 중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연기관차는 소방서에서 출동하게 되면 바로 진압이 가능하고 일반 운전자들도 소화기나 주변시설을 이용해 화재가 급격히 번지는 것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지만,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기 중에 노출되는 순간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열전도를 막기 위해 물을 쏟아 붓게 되면 열폭주가 뒤따르는 어려움이 있다. 

즉, 현존하는 기술로는 수조에 넣고 열전도를 막고 반응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소극적인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걱정을 배가시키는 원인인 셈이다.

심포지엄 패널 토론.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에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의 안전도 검사는 일반적인 자동차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고, 최근 부산 고속도로 사고와 같이 고속주행 중에 발생하는 사고까지 예방하려면 안전도 기준을 몇 배 강화해야 하고 이는 차량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보급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입장에서는 안전성을 무작정 높이는 방법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사고발생 시 상대 차량의 파손 및 운전자 부상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고 첨언했다.

이어 "결국 현존하는 시스템 상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완충 비율을 85% 내외로 낮추고, 완속 충전을 습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충전인프라 보급이 보다 폭넓게 이뤄진다면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결국 정부는 충전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화재발생 시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선진적인 방안 연구에 노력해야 한다"며 "제작사는 충전방식 전환에 따른 위험률 감소 홍보에 노력해야 하고, 소비자는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공익과 환경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최영석 겸임 교수는 "차량결함 및 전기차 전문가로서 조사업무를 지원하면서 정확한 조사와 함께 명확한 정보공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차 화재 건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항이지만 원인과 체계, 조사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재 발생한 사고들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고, 해결해야할 과제도 함께 고민해야한다"며 "특히 사고조사와 결함조사는 다른 영역으로 구분돼야하는데 이를 혼재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전기차는 작은 충격에도 배터리가 폭발한다'고 각인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안전을 강화하고 관리하는 것처럼 정보의 공개와 전달도 관리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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