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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공시, 씨티은행 포함에 '진퇴양난'

"도입 취지 위해 빼는게 맞지만, 이자부담 높아지는 것도 문제"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07.20 10:37:46
[프라임경제]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씨티은행의 정보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산출에 여전히 이용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를 수정하자면 소비자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잔액·재예치 정보와 기업금융 신규취급액을 가지고 코픽스 산출에 사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코픽스, 은행권 자금조달비용 반영 위한 공시 

은행은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등으로 돈을 끌어와 대출수요자들에게 대출해준다. 코픽스는 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지수로 나타낸다.

코픽스는 매월 15일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가중평균 방식으로 은행연합회가 산출해 공시한다. 

은행권은 코픽스를 변동 및 담보대출의 기본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 장민태 기자


은행권은 이 코픽스를 변동 및 담보대출의 기본금리로 활용한다. 대출상품 금리는 기본금리에 은행별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더해 정해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코픽스가 오르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지난 2010년 2월16일 은행권 기준금리로 활용되던 CD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로 낮아 제대로 조달비용을 반영하지 못한단 문제를 인식하고 최초 도입했다. 

당시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도입 이유로 "그동안 은행권에서 주담대 주된 기준금리로 활용해 온 CD금리의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코픽스는 은행의 여러 자금조달상품에 적용되는 금리를 이용해 산출되기 때문에 기타 시장금리에 비해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충실히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먼저냐, 소비자 이익이 우선이냐"

하지만 최근 코픽스는 도입 취지와 지수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이 여전히 8개 정보제공 은행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은행연합회는 올해 초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부문의 수신상품 신규가입이 중단돼 신규취급액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도, 소매금융부문 잔액정보와 기업금융부문 신규취급액 및 잔액정보는 제공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씨티은행은 이사회가 지난해 10월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 연합뉴스


씨티은행은 지난 2월부터 기존 상품의 재예치를 제외한 소매금융부문 수신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결국 코픽스는 은행권이 자금조달에 사용한 비용의 평균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함인데, 소매금융을 철수시킨 씨티은행의 정보가 사용된 현재 코픽스가 이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픽스도 기본적으로 지수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장에서의 가중치를 반영하도록 하는 게 좋다"라며 "시장에서의 참여가 없다면 코픽스에서 비중을 줄이도록 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실상 코픽스의 도입 취지를 살려 씨티은행을 배제해자는 얘기다. 

반면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을 제대로 반영하겠다던 기존 취지가 흔들릴 순 있지만, 씨티은행을 아예 빼버린다면 오히려 지수가 높아질 수도 있어 금융소비자 이자 부담이 커질 우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의견은 현재 코픽스가 지금보다 낮은 금리 정보를 제공하는 씨티은행을 포함해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씨티은행이 빠지면 코픽스가 오를 수 있다는 것. 이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은행권 관계자도 "이론적으로는 씨티은행을 빼버리게 되면 코픽스가 올라갈 수 있다"며 "주담대 금리 갱신 시점이 6개월마다 돌아오니까 이 기간이 지난 후에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은행연합회 측은 코픽스와 관련해 "여러 가지를 검토 중에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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