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행·항공주들이 '여름 휴가철 수혜주'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정부가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에 이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까지 해제하면서 주식시장에선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반등만을 바라봤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해 대표적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혔던 여행·항공주들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행·항공주는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인해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증가세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국제유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는 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류비용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 핵심적인 요소다.
그러나 최근 여행·항공주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여름 휴가철 수혜주'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오히려 해외여행 재개 전인 지난해 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 이는 코로나 재유행과 고물가가 여행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 여행·항공주 연이은 하락…'52주 신저가 경신' 예삿일
여행·항공주의 대표격인 대한항공(003490)의 18일 종가는 2만5200원으로 제주무사증 입국 재개와 함께 해외여행 기대감이 한창이던 6월2일 종가 2만9050원 대비 13.25% 하락했다.
특히 지난 12일엔 장중 2만4100원까지 급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6월10일 장중 찍었던 최고가 3만4950원 보다 31.04% 떨어진 수치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18일 종가 1만4650원으로 지난 6월2일 1만8650원 대비 21.44%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12일 장중 1만39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23일 장중 최고가였던 2만9350원 대비 52.64% 급락한 수치다.
이밖에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티웨이항공(091810)도 같은 기간 동안 20% 이상 급락했다. 이들의 18일 종가는 15200원, 13950원, 1395원, 1995원으로 지난 6월2일 종가 2만1550원, 1만8050원, 1940원, 2725원 대비 각각 29.46%, 22.71%, 28.09%, 26.78% 떨어졌다.
여행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039130)는 18일 4만9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6월2일 종가 7만5600원 대비 34.58%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6월30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 9만2112원 대비로는 46.31% 떨어졌다. 지난 12일엔 장중 4만7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랑풍선(104620)의 18일 종가는 7450원으로 지난 6월2일 종가 1만2000원 대비 37.91%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27일 장중 최고가인 2만1450원 대비로는 65.26% 감소한 수치다. 지난 12일 장중 699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쓴 바 있다.
레드캡투어(038390)와 참좋은여행(094850)도 하락세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이들의 18일 종가는 1만8050원, 9180원으로 지난 6월2일 종가 2만1600원, 1만3100원 대비 각각 16.43, 19.92%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또 다른 대표적 여행주인 호텔신라(008770)와 파라다이스(034230) 역시 역풍을 그대로 맞았다.
호텔신라의 18일 종가는 6만9500원으로 지난 6월1일 7만7100원 대비 9.33% 하락했으며, 파라다이스는 18일 종가 1만2800원으로 지난 6월1일 1만6400원 대비 21.95%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일 장중 6만6500원까지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며, 파라다이스 역시 지난 12일 장중 1만20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인천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 모습. ⓒ 연합뉴스
◆ 고물가·고비용·고환율 '직격탄'
현재 코로나의 경우 재유행세가 뚜렷하다. 1주일 사이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은 계속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변이 중 가장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인 BA.2.75(일명 켄타우로스)의 국내 유입으로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물가와 고유가 영향에 따른 휴가·여행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5%, 국제 항공료는 21.4%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점도 해외여행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일 원·달러 환율은 1317.4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8.7원 내렸지만 달러 강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로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까지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관련 업계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주가 하락은 화물 피크아웃(Peak-out) 및 소비 침체로 중장기 여객 수요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코로나 재확산 우려도 수요 회복 기대감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내수 관광자원의 한계로 해외여행 비중이 높다. 노선 회복이 지연되면서 4분기나 돼야 정상 노선의 33~50%가 회복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 확산과 높은 환율, 인플레이션 등이 여행 업계에 동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