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국내외 인기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분 캡쳐
[프라임경제] 지속되는 약세장으로 시름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반등을 넘어 급성장을 보이는 종목들이 눈에 띈다. 바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관련주들이다. 현재 '우영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K-컬처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면서 제 2의 '오징어 게임'을 위해 질주 중이다.
◆ 세계를 매료시킨 '우영우'
단순한 인기를 넘어 신드롬이 되고 있는 '우영우'의 질주가 매섭다. 지난 11일 TV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7월 1주차 발표에 따르면 '우영우'는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주연인 박은빈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장안의 화제다. 화제성은 방송 첫 주 대비 197% 상승했다.
이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영우'는 지난 13일 넷플릭스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전세계 유료 구독자들의 시청 시간을 합산해 자체 발표하는 주간 톱10에서 비영어권 TV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이 공개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10 순위에 따르면 '우영우'가 5위에 랭크됐다. 이는 지난 14일 6위에 오른 것보다 한계단 더 상승한 기록이다.
플릭스 패트롤은 하루 동안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가장 많이 본 영어, 비영어권 프로그램을 모두 합산해 순위를 매기기에 '우영우'의 글로벌 인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비평사이트 IMDb에서 9.0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 중이기도 한 '우영우'는 리메이크 제안까지 받았다. 드라마 제작사안 에이스토리(241840)는 "우영우가 미국에서 리메이크 제안을 받아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고 지난 14일 밝한 바 있다.
단순한 인기를 넘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우영우'는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우영우 관련주'들은 최근의 약세장 흐름속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제작사부터 소속사 지분 보유까지…관련주들 '함박웃음'
'우영우 관련주'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단언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다. '우영우'가 ENA 채널을 통해 첫 방영(6월29일)된 다음날인 지난 6월30일 전일대비 800원(4.65%) 오른 1만8000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유지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주가는 3만450원으로 약 3주간 1만2450원(69.16%)이 상승했으며, 특히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 기간 동안 무려 76.12% 오르기도 했다.
에이스토리는 자체 지식재산관(IP) 라인업을 본격화해 실적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에이스토리 역시 '우영우'를 웹툰으로 만들어 연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웹툰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으로 향후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ENA 채널을 운영 중인 스카이라이프(053210)도 '우영우' 수혜주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6월30일 종가 기준 8190원에서 지난 15일 종가 기준 9590원으로 이 기간 동안 17.09% 증가했다.
업계에선 주가가 동일업종 대비 저평가 수준이며, '우영우'로 인해 향후 채널 광고단가도 더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실적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우영우 신드롬'에 따른 또 다른 수혜주는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다. 갤럭시아머니트리의 주가는 지난 6월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28.37%(5920원→7600원) 올랐다.
갤럭시아머니트리의 주가는 '우영우'의 인기를 이끈 주연 배우 박은빈이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갤럭시아머니트리의 경우 박은빈의 소속사인 나무엑터스의 지분 중 13.14%를 보유하고 있어 그 인기와 비례해 주가가 뛰어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주연 배우 이정재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버킷스튜디오는 당시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 13일에도 '오징어게임'이 미국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등극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부터 주연 배우 소속사 지분을 가진 회사까지 관련주들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분 캡쳐
◆ 관계사라는 이유만으로도 '훈풍'
'우영우'는 에이스토리와 함께 KT의 콘텐츠 사업 중간 지주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공동 제작을 맡았다. KT스튜디오지니의 경우 비상장 업체인 탓에 상장 중인 같은 그룹관계사들이 '나도 수혜주'라고 외치며 주가 상승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지니뮤직(042610), KT알파(케이티알파, 036030), KTcs(케이티씨에스, 058850)다. 이들의 지난 15일 종가는 각각 4555원, 6700원, 2140원으로 지난 6월28일 종가 3650원, 5050원, 1965원 대비 24.79%, 32.67%, 8.90% 올랐다.
음악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지니뮤직의 경우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 35.97%를 보유하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통합 플랫폼 기업인 케이티알파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 사업 및 KT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시즌(seezn)'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KTcs는 국내 콜센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14년 KT 콜센터와 유통사업부가 분사해서 만들어졌다.
◆ 콘텐츠株 반등 확장 '기대'
증권가에선 '우영우'가 콘텐츠주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될 지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OTT 넷플릿스의 실적 쇼크로 영향을 받았던 국내 콘텐츠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피어오르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의 공격적인 한국 컨텐츠 투자로 인해 하반기부터 넷플릭스와의 재계약을 앞둔 국내 캡티브 제작사들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예상된다"며 "재계약 결과에 따라 2023년 이후의 추정치 상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IP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추세에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과 함께 IP 확장 가능성 등이 높아짐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리레이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