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기준 올해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5조5천454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개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금리 상승으로 국내 증시의 약세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올해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5조5454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 2조7803억원보다 약 99.45% 증가한 규모다.
또한 지난해 한해 전체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 4조5675억원을 일찌감치 앞지른 수치이기도 하다.
이는 증시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 개인 순매수 금액은 21조여원으로,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58조여원의 약 69.79% 감소한 금액이다.
채권 유형별로는 회사채 순매수 금액이 2조8881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동기 1조3586억원 대비 112.58% 늘어났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잇따라 연 4%대에 진입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의 최종 호가 수익률 기준으로 지난 8일 회사채(무보증3년) AA- 등급의 금리는 연 4.186%였다. 작년 말의 연 2.415%에서 반년 만에 177.1bp(1bp=0.01%포인트) 뛰었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이어 많이 순매수한 채권은 기타금융채(1조2451억원), 국채(8046억원), 특수채(4769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3288억원) 등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시장금리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게 된다. 이에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하면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경우엔 발행금리가 높아져 이자수익이 쏠쏠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7일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연초 이후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채권 ETF 57개에는 총 2조4089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 ETF 301개에서는 총 2조5636억원이 빠져나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는 고강도 긴축에 들어가면서 채권 금리는 급상승했다. 최근 주식 등 위험자산의 약세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며 채권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