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손해보험회사들이 대내외적인 악재상황에 울상을 짓고 있다. 계속되는 달러 강세로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계약 절반 이상이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어서다. 여기에 4세대 실손보험 전환 규모도 미미하기만 하다. 아울러 천수답 경영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어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수 없는 상황이다.
◆ 손보사 高달러, 환헤지 비용 975억원↑
지난 6월20일 예금보험공사가 발간한 '2021년 결산 손해보험사 경영위험분석'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체결한 전체 환헤지 계약 32조원 중 올해 16조7000억원(52.3%)이 계약 만기다. 문제는 지난 3월말 원달러 1213원50전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만기 연장 과정에서 환헤지 비용이 975억원 정도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추가 부담 환헤지 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손보사들이 추가 부담하는 환헤지 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 연합뉴스
환헤지는 '환(換)'과 '헤지(hedge)'의 결합어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현재 수준의 환율로 수출이나 수입, 투자에 따른 거래액을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는 해외채권 평가이익이 오르더라도 환헤지 비용이 커져 장부상 손익이 악화될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장부상 손실이 줄어든다. 이에 소모되는 환헤지 비용에 따라 손익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지급여력제도 때문에 환헤지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며 "환헤지 비중을 다르게 할 수 있지만, 환헤지를 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손해보험 업계 한 관계자도 "환헤지 같은 경우에는 최근 달러 시세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리스크일 뿐 손보업계 전체 문제는 아니지만 중소보험사들에게는 타격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4세대 실손보험 규모 '미미'…부담 과중
손보사의 가장 골칫덩이인 '실손의료비보험(실손보험)'도 문제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2조9000억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보업계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은 지난해 대비 1.1% 악화된 118.1%로 타 상품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과손해율이란 보험료수익 대비 발생손해액을 나눈 값으로, 100% 이상이면 벌어들인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료가 더 많아 손실이 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보업계는 실손보험비를 최근 5년 평균 15.9% 인상하는 등 지속적으로 인상함에도 불구하고 지급보험금 규모가 더욱 빠른 속도(최근 5년 평균 20.6%)로 증가하면서 손해율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 중에 있지만 판매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지난해 하반기 4세대 실손신계약건수는 57만7000건으로 상반기 161만8000건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3세대 실손 최초 판매기간인 지난 2017년 하반기 103만8000건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진다.
아울러 감독당국과 보험사들은 1~3세대 실손보험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실손보험 손실 악화는 비급여 관리 체계 부실에 따른 것"이라며 "비급여 관리 체계를 만들지 않고서는 이런 손실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손보험료는 매년 최대 25%까지 인상 가능하지만, 실손보험은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포함이 돼 있어 인상이 어렵다"며 "인상폭이 지급보험금 규모를 못 따라가서 발생하는 문제도 큰 만큼 보험사들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보험 업계 한 관계자도 "실손보험 같은 경우에는 보험료 인상 자율권을 보험사에게 줘야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보험금 누수가 되는 보험사기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금보험공사 한 관계자는 "4세대 실손 전환에 참여하는 대부분 계약자들은 기존에 보험금 청구가 적었던 우량계약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간 내 손해율 개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