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범석 루닛 대표가 7일 진행한 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제대로 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AI전문가들과 국내 최대 규모 메디컬팀, 세계적인 기술력과 이를 통해 입증한 임상결과 등을 토대로 글로벌 성장이 확실한 회사라고 자신합니다"
의료AI 1세대 기업 루닛이 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루닛은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7월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인공지능으로 암을 정복한다'는 미션을 가진 AI 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및 치료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핵심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력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총 16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국내 헬스케어 기업 최초로 모든 평가기관으로부터 A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암 진단을 위한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가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암, 결핵, 폐렴, 기흉 등 병변으로 의심되는 위치를 히트맵(Heat Map)으로, 병변의 존재 가능성을 확률 값으로 표시한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며, CXR과 마찬가지로 악성 종양의 위치와 존재 가능성을 표시한다.
업계에선 '루닛 인사이트 CXR·MMG'가 초기 진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폐암과 유방암을 조기 진단해 환자의 생존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루닛 연구 결과 CXR 진단시 폐암 환자의 50%가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MMG 진단시 40%가 조기 진단이 가능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대당 과금 방식과 장당 과금 방식으로 구분된다. 대당 과금 방식은 글로벌 파트너사가 판매하는 엑스레이 시스템에 탑재돼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장당 과금 방식은 병원에서 분석하는 영상 장당 과금이 발생한다.
루닛은 현재 GE헬스케어, 후지필름, 필립스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 의료기기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 세계 600여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루닛 인사이트'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 도입 의료기관 수는 유상 판매 기준 600개 이상이며 해당 제품의 재계약율은 94%에 달한다.
대형병원의 경우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각종 영상장비 등 여러 요소들을 연결해 사용하는 만큼 브랜드 신뢰성이 높은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각종 장비를 턴키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루닛의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범석 루닛 대표는 "PC 한대 당 하나의 운영체제(OS)만 들어가 있는 것처럼 메이저 의료기기 기업 역시 사업 파트너를 한 곳만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따라서 경쟁사 입장에선 타사가 미리 확보한 채널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시 말해 자사는 압도적 수준의 채널 확보를 통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0배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지난해 총 매출액 44억1000만원의 약 39.6%에 달하는 17억4500만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루닛은 이러한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오는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범석 대표는 "2019년 일본 최대 의료영상장비 업체인 후지필름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2021년부터 그 성과가 가시화됐다"면서 "2020년 GE헬스케어, 2021년 필립스 등 글로벌 메이저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본격 진행됨에 따라 향후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도 루닛의 성장 전망을 밝게 비추는 요소다.
'루닛 스코프'는 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를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와 환자의 예후 예측을 돕는 솔루션이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액체생검 1위 기업인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가 '루닛 스코프' 관련 300억원을 투입해 지분 및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다.
현재 표적항암제 시장은 '이미 나올만한 건 다 나온' 포화상태다. 당연 성장세도 둔화되어 있다. 이에 루닛은 AI 기반 조직 바이오마커를 통한 면역항암제 시장 공략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서 대표는 "암은 복잡한 질병이기에 암 환자들을 특정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분류, 치료 결정 가이드가 되는 검사인 바이오마커 분류 후 맞춤형 치료약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반진단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는 면역항암제 시장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제약사 입장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대표는 "항암제 평균 개발 비용이 1조원 이상으로 투입되는 만큼 임상실패 시 추가 기회비용에 따른 부담이 생기게 된다"며 "제약사 입장에선 임상 성공이 최대 관건인 만큼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맞춤형 항암제 개발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자료 적응에 따른 FDA 허가와 이를 통한 동반진단(CDx) 제품으로서의 인허가 및 보험수가 등재를 사업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는 "AI는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의료의 미래"라며 "루닛은 모든 암 영역에서 글로벌 표준이 될, 글로벌 성장이 확실한 회사라고 강력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루닛의 공모예정가는 4만4000~4만9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534억원~595억원 규모다. 7일과 8일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12일과 13일 청약 진행 후, 7월 중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