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노후화로 인해 개발이 시급한 창신동(남측) 일대.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그간 개발 소식이 들리지 않던 '서울 중심' 종로 창신·숭인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또 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기존 교통·생활 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동시에 주요 업무지구와의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사업 완료시 일대 가치는 날로 치솟을 전망이다.
창신·숭인뉴타운(창신1~12, 숭인1~2) 재개발 사업은 극심한 노후도 탈피를 꾀하기 위해 2007년 창신·숭인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본격 사업 추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돌연 구역지정 해제로 인해 여전히 획기적 개선 없이 노후화만 가속되는 상황이다.
이런 창신·숭인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창신1·2·3·4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하면서 점차 사업 추진 소식이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창신동 남측 일대 재개발 대상지를 총 4개 구역으로 나눠 지역 특성을 고려해 △1·2구역 소단위정비·관리 방식 △3·4구역 일반정비형으로 추진한다. 향후 사업 완료시 입지적 강점을 활용해 미래 가치가 수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 중심 랜드마크'로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창신동 남측 일대를 방문해 현재 상황을 살펴봤다.
◆17년간 표류 끝에 개발 향한 염원 '결실'
창신동 남측 일대는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1·4호선)과 동묘앞역(1·6호선)을 아우르는 '역세권'이자 풍부한 버스노선을 통한 서울 각지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또 광화문중심업무지구(CBD) 등 업무중심지구로의 편리한 접근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동대문 상권 및 DDP를 비롯해 △현대아울렛 △동묘시장 △패션타운 △이마트 △국립중앙의료원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와 △동묘공원 △숭인근린공원 △청계천 등 녹지 환경도 확보했다.
"창신동(남측) 인근은 낙후된 주거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전부터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개선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방면으로 노력하긴 했지만, 주민들간 갈등 및 정책 변화 등 여러 문제로 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처럼 망설이는 시간 동안 노후도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면서 지금은 생활하기조차 힘들다. 다행히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그간 묵혀왔던 염원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 창신4구역 주민 A씨(53세, 여)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 4번 출구를 나와 청계천 쪽으로 걷다 보면 창신동 남측 일대 사업지 중심부에 도달할 수 있다. 곳곳의 여러 가게들과 북적이는 인파로 활기가 돌았지만, 쓰러질듯한 오래된 건물들은 그간 세월을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창신3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창신동 노후주택(30년 이상) 비율은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높은 72.2%에 달한다. 5년 전 수치라는 점에서 현재 일대 노후화는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창신3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다수 주택이 허물어져 가고 있으며, 화재시 소방차 진입조차 힘들 만큼 도로도 좁아 큰 위험에 처한 적도 많다"라며 "가로등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밤에는 치안 문제도 만만치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곳곳에 크랙이 일어나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라며 "녹물은 기본이고 여름엔 물이 새고 하수구가 범람하는 한편, 겨울엔 수도가 동파되는 등 극심한 불편함 속에 생활하는 주민들이 대다수다"라고 덧붙였다.

한 눈에 봐도 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낙후된 모습이다. ⓒ 프라임경제
물론 이런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이전부터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별다른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
2007년 창신·숭인 재정비 촉진지구 지정으로 개발이 가능한 듯 보였지만,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당시 뉴타운 출구 전략(2013년)과 함께 주민간 갈등 등 여파로 구역지정이 해제되면서 결국 사업이 표류된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개발을 향한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이후 △2018년 창신동(남측)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 수립 용역착수 △2020년 주민설명회 및 공람 △2021년 창신 1~4구역 소유자(36인) 구역지정 촉구 탄원서 제출 등을 거쳐 지난 4월, 마침내 창신1·2·3·4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받아낸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정비구역 지정은 17년간 이어온 개발 염원의 결실"이라며 "특히 (서울)시에서 창신3·4구역에 용적률 800%를 제시하면서 엄청난 사업성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뿐만 아니라 6.1 지방선거 당시 구청장 후보들이 핵심 공약으로 재개발 사업을 내세운 만큼 사업에 대한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4개 구역이 각 특색에 따라 맞춤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통한 우수한 미래 가치도 기대된다"라고 첨언했다.
◆갑작스런 '통합 개발로의 전환' 주민들간 갈등 고조
다만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개발 방식을 두고, 의외의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취임한 정문헌 구청장이 각 구역 상황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통합 개발'로 전환하는 '창신미래도시 계획안'을 언급한 것이다.

최근 창신동 남측 일대 통합 개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 창신3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창신3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무려 17년 동안 개발을 위해 힘쓴 결과 마침내 정비구역 지정으로 사업에 닻을 올릴 수 있었는데 갑자기 '통합 개발'을 언급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만일 통합 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구역 지정 변경 등 절차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라고 꼬집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 역시 "불만과 불안감에 휩싸인 일부 주민들의 통합 개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통합 개발 본격화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감안하면 변경 없이 이전 계획을 추진하는 게 맞다"라고 분석했다.
물론, 통합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창신1구역 한 주민은 "창신동은 일부가 아닌, 전체가 낙후된 동네"라며 "개별 개발 사업보단 일대가 속도를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극대화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역 통합 개발이 구청장 핵심 공약인 만큼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이에 따른 인센티브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창신동 남측 일대는 정비구역 지정에 따른 재개발 사업 추진 기대감이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해관계를 둘러싼 주민간 갈등이 또 다시 해결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연 17년간 이어온 개발 염원이 '사업 추진'이라는 결실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주민들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예전의 아픔을 또 다시 반복하는 데 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