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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오훈 변호사 "위메이드 위법 사실 없는지 명백히 밝혀야"

백서 기재된 목적과 달리 자회사 인수 자금 마련 위해 위믹수 대량 매도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2.06.21 16:50:14
[프라임경제] 과거 금융 피해는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이 활성화 되면서 이에 대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 낸 가상자산 루나와 테라 USD 폭락 사태로,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가 고소됐지만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길은 막막하기만 하다. 

이처럼 가상자산을 둘러싼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고 가상자산의 안정성·규제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업계에서는 메타버스와 NFT, P2E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오훈 변호사는 위메이드의 위믹스 폭락 사태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위메이드를 상대로 낸 형사 고소 사건을 맡고 있다. ⓒ 권오훈 변호사

이런 논란의 원조격인 위메이드의 위믹스 폭락 사태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위메이드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프라임경제는 위믹스 투자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의 법적 대응을 돕고 있는 권오훈 변호사와 전화 및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오훈 변호사는 블록체인법학회에서 활동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규율을 다루고 있는 특정 금융정보거래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집필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다음은 권오훈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위믹스 사태로 고소·고발까지 이뤄진 것인가?

▲최근 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게임 업계에서는 P2E 게임도 큰 관심을 모았다. 위메이드는 미르 4에 P2E 개념을 도입하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위메이드는 최근까지 특별한 공시도 없이 백서에 기재된 목적과 달리 자회사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 

이러한 위메이드의 행위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가상자산 관련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가상자산에 대한 시장에서의 신뢰마저 흔들었다. 고소·고발에 참여한 투자자는 위메이드의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면서, 가상자산 관련 시장 질서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고소·고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경찰에 고소장과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제 수사관이 고소인과 고발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가 왜 문제라는 것인가?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는 형사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여럿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백서에 '총 10억개의 가상자산이 발행되며, 그 중 74%는 가상자산 생태계의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기재하고,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투자자를 모았다. 

그런데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대량 매도해서 자회사 인수 자금 마련에 썼다. 위믹스 매도 자금으로 투자 등을 했다며 위메이드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위믹스 투자자들이 위믹스를 살 때 위메이드가 백서에서 기재된 목적과 달리 보유 중인 위믹스를 대량 매도하고 그 매도로 얻은 자금을 자회사 인수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위메이드의 자회사 인수가 가상자산 생태계 성장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 것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행위는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생태계 구축 약속을 신뢰하여 투자한 위믹스 투자자들을 기망한 것으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급여와 배당금 전액을 위믹스 구매에 사용한다고 하는 등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외국 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위믹스 글로벌화도 표방하고 있는데? 

▲장현국 대표가 자신의 급여 등으로 위믹스를 사는 것도 좋고 외국 거래소에 위믹스를 상장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이다. 이미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이 피해자들의 손해는 돌이킬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위메이드가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고, 이를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공시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믹스 대량 매도 사태는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아직까지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규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현행 법령으로도 가능한 부분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령과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더라도 위메이드는 상장사이므로 종속회사인 싱가폴 소재 위메이드트리가 위믹스를 처분할 때 사전 공시 의무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위메이드가 스스로 밝힌 위믹스 매도가액이 위메이드의 2020년 사업연도말 자산총액의 10%를 넘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매각 수익을 당초 매출로 잡았다가 부채로 변경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69%나 줄어드는 것으로 정정공시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위메이드는 당초 위믹스 매도 수익을 매출로 잡았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이 이를 부채로 판단하면서 정정공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메이드가 위믹스 매도 수익을 매출로 잡은 것도 매도 시점에 매출로 인식한 것이 아니라 작년의 좋지 않은 사업 실적이 드러나지 않게 연말에 한꺼번에 매출로 잡은 것은 아닌지, 회계처리를 비정상적으로 한 것은 아닌지 의혹도 있다고 알고 있다. 

위메이드는 작년에 위믹스와 관련해 주식 시장에서 큰 수혜를 입었다. 그런데 위메이드는 상장회사이므로 위믹스 대량 매도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에 신고를 했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고, 이 경우 이러한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면 문제가 된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하여도 관계 당국에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위메이드는 위믹스가 게임 토큰일 뿐이라고도 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위믹스를 미등록 증권 발행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위믹스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최근 금융위원회에 위믹스 코인은 투자계약증권이어서 위메이드가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권신고를 하고 발행했어야 하는데도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고 발행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위믹스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으고, 투자자는 위믹스의 가치 상승으로 이익을 얻는 것을 추구한다면 위메이드와 투자자의 관계는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 관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위믹스와 같은 가상자산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보아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메이드가 이미 활발하게 위믹스를 이용한 마케팅을 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마땅한 규제가 없어서 언제든지 지난번 위믹스 대량 매도와 가치 폭락과 같은 사태를 낳을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규제가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에서도 위메이드 측의 위법 사실이 없는지를 명백히 밝혀서 가상자산 시장이 투명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위메이드는 최근 가상자산과 관련된 여러 논란에도 위믹스는 게임 생태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테라-루나와는 다르다며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음에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이러한 문제발생의 방지를 위해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다만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 사태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 금융 관련 감독기관 등에서 여러 각도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밝혀 그에 맞는 처벌이나 처분이 있어야 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규제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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