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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파업 극한 진통에도 이천시 '멀뚱멀뚱'…하이트진로 "집시법 위반"

배송업부 수행 차량 불편 가중…이천시청 "별도 조치 어려워"

추민선·김수현 기자 | cms·may@newsprime.co.kr | 2022.06.16 14:37:36
[프라임경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 철회를 결정했지만 하이트진로(000080) 이천·청주 공장에서는 파업이 계속되면서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 진행 여파로 화물차들이 이천공장 상하행도로에 길게 주차하고 이동시키지 않아 배송업무 수행 차량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해야 할 이천시 당국은 별도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하이트진로의 업무 차질은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 철회를 결정했지만 하이트진로 이천·청주 공장에서는 파업이 계속되면서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이천공장 상하행도로에 길게 주차된 화물차량. ⓒ 하이트진로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의 화물차주들은 운임비 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천과 청주공장 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15일 오전 8시 이천공장 진입로 및 도로점거를 시도하면서 동료 화물차주들의 배송을 방해하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협상이 타결된 안전운임제 외에도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 28에 소재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제품들을 물류센터로 배송하고, 물류센터에서 공병 등 포장자재를 공장으로 배송하는 업무를 수양물류주식회사에 도급하는 운송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위 업무는 수양물류주식회사소속 지입차주들과 수양물류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맺은 하부 운송사 소속 지입차주들이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이 화물료 인상을 요구하며 하이트진로의 배송업무를 방해하기 위해 하이트진로 제품과 공병을 배송하는 화물차들을 비롯해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산64 상도로 중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남쪽 연접 표시구역의 상하행도로에 화물차들을 길게 주차하고 며칠째 이동시키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배송업무를 수행하는 화물차들은 이로 인해 공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직원들 역시 공장 출입에 큰 불편을 겪는 등 교통방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은 시위의 일종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당초 집시법에의한 신고에 도로에 화물차들을 수일간 불법 주차한다는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집회 또는 시위가 당초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집시법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해 도로교통을 방해함으로써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확고한 입장(대법원2008. 11. 13. 선고2006도755 판결등)에 의할 때 이는 형법상 교통방해죄에 해당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집시법(집회 및 사위에 관한 법률)이란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집회의 자유'에 대해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한 제한을 가하는 법률이다.

집시법상 '옥외집회'라 함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집회를 말한다. 그리고 '시위'라 함은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동법 제2조).

집시법에 의하면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는 그 △목적 △일시(소요시간을 포함) △장소 △주최자(단체인 경우 그 대표자를 포함) △연락책임자 △질서유지인의 주소 △성명 △직업과 연락처 △참가 예정단체 및 참가 예정인원과 시위방법(진로 및 약도를 포함)을 기재한 신고서를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관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동법 제6조 제1항).

이에 하이트진로는 이천시청과 이천 경찰서에 △이동명령 △직접이동 △벌금부과 등 교통방해차량단속 요청을 한 상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주류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의 불법 주차 화물차들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른 이동명령, 직접이동, 벌금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해 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이천시와 이천 경찰서에 보낸 교통방해차량단속 요청서. 시와 경찰 측 모두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 하이트진로


이같은 하이트진로의 요청에 이천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천시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한 대책 회의나 논의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를 해보겠지만 시 차원에서 별도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일축했다. 유관 부서에 세부 사항을 문의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민선 8기 김경희 이천시장은 임기 시작을 앞두고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현재는 인수인계 과정에 있어 해당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 화물연대와의 간담회 등의 접촉은 있었다. 세부 사항을 인수위가 현재 검토하고 있고, 취임 이후 대화의 움직임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 시장과 차기 시장의 소극적인 대응 속에 애꿎은 지역민들의 고충은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천시의 무기력한 행정력이나 그동안 막무가내로 파업을 벌이는 노조원들의 행동도 모양새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양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역민 A 씨는 "이천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차량 이동량도 많다. 화물연대는 차고지가 아닌 이동량이 많은 물류센터 인근에서 악의적으로 교통 정체를 유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지역민 B씨는 "민원이 증가하고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잡으면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시나 경찰이나 합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없다. 시장이 바뀌는 시기다보니 책임소재를 미루면서 소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 측은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놓고 다시 물밑 대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입장 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민 및 자영업자들의 불편함도 장기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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