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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2주 신저가'…증권家 추매 '신중 vs 기회'

외인·기관 '팔자' 개인 홀로 이달 1조3000억원 '줍줍'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06.10 17:34:33
[프라임경제] 국민 주식 삼성전자(005930)가 한 달 반 만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4분기 삼성전자 실적 둔화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삼성전자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어 더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 삼성전자

10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400원(-2.15%) 하락한 6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28일에 최저가를 기록한 6만4500원보다 더 떨어진 수준으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 신저가 기록, 예정된 '수순일까?'

이날 국내증시는 지난 밤 뉴욕증시 하락과 유럽중앙은행(ECB) 긴축 우려 영향으로 모든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373220), 현대차(005380), 삼성SDI(006400)가 상승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보합세에 머물렀다. 이외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나정훈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 모든 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빅테크 기업의 낙폭이 컸다"며 "중국 상하이 일부 지역 재봉쇄 소식에 따른 공급망 차질 불안감도 악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약세장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가 신저가로 내려앉은 것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29일 이후 7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달 26일에는 6만6000원선도 무너졌다. 

'7만 전자'는커녕 더 떨어지지만 말자는 개미투자자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 신저가를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주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개미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더욱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지난 9일까지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3392억원 순매수했지만, 동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599억원 △4054억원 순매도했다.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줍줍(줍고 줍는다)'하는 셈이다.

◆4Q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더 떨어질 일만 남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삼성전자 '사자' 행보에 일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4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주가가 더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가 조정은 수요 위축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러시아 전쟁과 중국 봉쇄에 따른 △PC △스마트폰 △가전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수요 둔화가 확인되면서, D램 현물가격은 지난 2월 하순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정보기술(IT) 완제품 출하 둔화와 재고 증가에 따라 향후 고객사들의 반도체 구매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과 모바일 부문 재둔화로 오는 4분기부터 분기 실적이 감소하기 시작할 전망"이라 우려했다.

실제 미국 IT수요는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둔화 중이며, 3월 이후 소비자 신뢰 지수가 급락 중인 유럽 IT 수요도 약화가 예상되고 있다. 도시 봉쇄 조치에 따른 중국 IT 수요 약화 역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공매도까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한 몫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이 5958억3894만원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증권(001500)은 기존 10만원에서 9만1000원으로 하향했으며, 케이프투자증권은 기존 10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목표가가 줄지어 하향한 것은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다올투자증권(030210),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008560) 등이 모두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춘 바 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 악재들로 인해 메모리 수요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 중"이라며 "PC는 컨슈머 수요 둔화, 모바일은 중화권 수요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동안 수요 버팀목이던 서버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라 평가했다.

◆현 주가 악재 모두 반영 "저점매수 시점"

반면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악재를 모두 반영한 결과라며, 저점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공급부족 장기화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도연 연구원은 "거시경제(매크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면 서버 주문도 언젠가 둔화될 수 있지만, 공급부족 장기화가 현재는 아닐 것"이라며 "내년 D램 빗그로스는 올해를 하회할 전망으로 수요만 정상화된다면 메모리 업황 업사이드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역으로 되짚어볼 경우 매크로 변수에 따른 실적 반등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의 완화적 금리 인상과 중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으로 경기선행지표가 강세를 보인다면, 메모리반도체 업황과 주가는 추세적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시나리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분기별 실적이 우상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부진한 PC와 스마트폰 수요를 클라우드 투자가 중심이 된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오너 경영 복귀 및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M&A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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