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길에 최윤호 삼성SDI(006400) 대표이사 사장이 동행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삼성이 발표한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계획에 배터리가 포함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배터리 사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번 유럽 출장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유럽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우려를 잠재울지 주목된다.

유럽 출장길에 오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행하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윤호, 헝가리 현지 점검…유럽 완성차업체와 협력 강화
8일 재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 7일(한국시간) 이 부회장과 함께 김포공항을 출발했으며 당일 오후 5시경(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시에는 삼성SDI의 자동차 배터리 생산 제1공장이 있다. 최 사장은 현지 배터리 공장을 점검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이 부회장과 같은 비행기를 탔지만, 이번 유럽 출장 일정 전체를 함께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괴드시에 있는 삼성SDI 공장에 들르지 않고 독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출장지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이 거론됐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고객사들을 주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럽 출장에 최 사장이 동행하는 점으로 비춰볼 때 오는 18일 귀국 예정인 이 부회장이 현지에서 유럽 완성차업체와 만나 삼성SDI과의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 등 협력 강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독일에는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있으며, 프랑스에는 완성차업체 르노가 있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SDI이 최근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도 미국과 유럽 기업 간 합작사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25억달러(약 3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양사 간 JV 설립을 발표한 지 7개월 만에 구체적인 밑그림이 제시됐다.
공장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33GWh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목표가 반토막'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에 출렁
삼성SDI는 그간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에 비해 생산능력 확장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에 2025년까지는 배터리 물량이 크게 확대되기 어려워 생산능력이 경쟁사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북미 지역 생산능력 확장 목표는 2050년까지 각각 215GWh와 151GWh로, 삼성SDI의 확장 목표와 크게 차이난다.
이러한 보수적 투자 행보로 인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이 삼성SDI의 '매도' 리포트를 내면서 시장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목표주가는 93만원에서 48만원으로 반토막 냈다.
씨티그룹은 △각형 배터리 점유율 축소 △완성차 업계의 내재화 추진 △보수적인 투자 행보 등을 삼성SDI 위기의 근거로 지목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삼성SDI는 배터리 사용량은 26.9%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4%로 나타났다.
삼성SDI의 보수적인 투자 행보에는 삼성그룹 차원에서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소극적인 투자가 영향을 끼쳤다. 삼성그룹이 최근 발표한 450조원 규모의 향후 5년 투자 계획에 배터리 투자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배터리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이번 유럽 출장에 삼성SDI 경영진이 동반하면서 배터리 사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사장뿐만 아니라 장혁 삼성SDI 연구소장, 박진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 김윤창 삼성SDI 소형전지사업부장(이상 부사장) 등 삼성SDI 핵심 고위 경영진도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 관계자는 "출장 일정 관련해서 세세하게 아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