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가 31일 진행된 기업공개(IPO)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가 31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향후 성장 전력과 비전을 공개하며, 수소 생태계 시장에서 영역 확장을 통해 발전용 연료전지와 상용 선박 등으로 진출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범한퓨얼셀(대표이사 정영식)은 지난 1990년 정영식 대표가 창업한 범한산업의 압축기 사업을 모태로 2019년 말 수소연료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됐으며, 수소충전소, 잠수함·건물용 연료전지 등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범한퓨얼셀은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잠수함(장보고-III)용 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잠수함용 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범한퓨얼셀과 독일의 지멘스 단 두 곳으로 잠항 일수 측면에서 지멘스보다 우수함을 입증하며 최장 잠항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수한 성능은 금속분리판을 적용한 연료전지 기술 때문이다. 국내에서 PEMFC에 금속분리판 기술을 적용한 기업은 단 두 곳뿐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의 연료전지는 경쟁업체가 모방 불가한 내충격성을 가졌으며 고출력·고밀도의 품질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방수, 방폭(폭발), 방진 설계로 해양 모빌리티에서 요구하는 높은 품질과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수소충전소 사업 부문에서도 주요 기자재 국산화와 함께 대형 충전소 표준모델 구축 등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와 마진율을 창출하고 있다.
범한퓨얼셀은 관계사이자 모체인 범한산업으로터 국내 최초 대형 수소압축기를 가져와 표준모델을 구축, 턴키(Turn-key)로 전 과정을 진행한다.
정 대표는 "환경부에서 수소충전소와 관련해 2030년도까지 260개소, 2050년까지 2000개소를 구축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만큼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2년 만에 23개소를 수주 받아 전국에 구축했으며 이 중 13개가 준공돼 가동 중으로,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탑티어(Top-tier)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모든 수소충전소들이 문제없이 운영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범한퓨얼셀은 수소전지와 관련 독보적인 기술력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4.43% 늘어난 460억7500만원, 24.41% 증가한 61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매년 35%의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향후에도 비슷한 성장 폭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장 후에는 해양 모빌리티(수소 선박)와 지상 모빌리티(수소 버스) 등 대형 모빌리티 연료전지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선박용 연료전지 시장은 2024년 기준 74메가와트(MW)에서 2030년에는 208메가와트, 2050년에는 30만MW로 성장하며 수백조원 규모로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범한퓨얼셀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 연료전지 시스템 관련 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지상 모빌리티는 수소전기버스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해외의 수소전기버스용 연료전지 공급을 추진하고, 수소트럭 및 특수차량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한퓨얼셀의 공모 예정금액은 688억원~854억원으로 이중 시설자금에 260억원, 운영자금에 182억원, 연구개발에 24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범한퓨얼셀의 총 공모주식수는 213만6000주(신주 100%)이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하단기준 3만2200원, 상단기준 4만원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2일과 3일 양일간 실시할 예정이며, 공모가 확정 후 8일과 9일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6월17일이다.
다음은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와 질의응답.
-시설 투자 계획에 대해 자세하게 듣고 싶다.
"현재 경남 창원에 2000평 정도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생산 캐파로는 매출액 기준 최대 2000억원 정도가 최대치다. 오는 2030년까지의 매출 목표를 4000억원으로 설정한 만큼 수년 내에 추가적인 공장 증설과 설비 증설이 이뤄져야 미래의 시장 확장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형 모빌리티 연료전지 시장 공략을 위한 개발 부문에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소위 대기업들도 상장을 철회하는 상황이다.
"흔히 수소 관련 사업에 대해 '미래 먹거리'라고 얘기한다. 때문에 '현재 사업 실적이 뛰어나지 않지만 미래에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전제를 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희 회사는 이미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정된 시장 기반을 형성하고 있고, 그 안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쉽게 말해 '미래 시장 확장성'의 목표를 가지고 IPO를 진행하게 됐다. 지금 현재 시장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저희의 실적들을 투자자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공모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진행할 것인지.
"지금까지 투자자분들을 만났을 때 많은 분들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주셨다. 수소 연료전지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사업을 100% 영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현재까지 반응만 본다면 그런 상황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충분히 자신감이 있다. 저희 회사가 어려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즉 공모 시장 분위기도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는 희망도 갖고 있다."
- 상장 철회는 절대 없다는 것인가.
"사업이라는 것은 투자 적기가 있다. 공모 시장이 좋을 때를 기다리다가 투자시기를 놓치는 것은 결국 사업 성장성이나 주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투자가 필요할 때는 자금 조달을 통해서 사업을 빨리 확장해 나가는 것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어려운 시기를 피하는 것은 결코 유익한 판단이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