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화물차에 쓰여 '서민 연료'라 불리던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리터(L)당 2000원을 돌파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역전 현상도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2001.28원이다. 전날 오후 2000.93원으로 처음 2000원을 넘어선 이후 더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4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00.93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가격 안내판 모습. ⓒ 연합뉴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전국 판매 가격 통계가 집계된 2008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4.77원을 기록 중이다. 경유 가격은 지난 1일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앞질렀으며, 역전 현상이 15일 연속 이어졌다.
이 같은 가격 역전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크다. 경유는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디젤 수요가 많은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
또한 정부의 유류세 인하율 확대 조치도 경유 가격 역전을 이끈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휘발유의 유류세 비율이 경유보다 높아 인하율을 높였을 때 휘발유의 할인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통상 휘발유를 구매하면 리터당 총 820원(교통세·주행세·교육세·부가세 등 모두 포함)의 세금이 붙는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기존 20%에서 30%로 인하폭을 확대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이 줄었다. 휘발유가 더 큰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경유는 대형 화물차나 택배차 등 물류산업에서 주로 이용한다. 경유 가격 급등은 화물차 운전자 등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유류세 추가 인하 초지에도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정부는 현행 경유 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을 리터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기준 가격인 1750원을 넘는 금액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한다.
이번 조치로 △화물 44만5000대 △버스 2만1000대 △택시(경유) 9300대 △연안화물선 1300대 등 경유를 사용하는 운송사업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유류구매카드 등 기존 유가보조금 지급 방식을 통해 경유 보조금도 지급한다.
정부는 내달 1일 시행을 목표로 관련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 지급시한은 당초 7월 말까지에서 9월 말까지로 2개월 연장한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여파에 따른 국제 유가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소비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3월보다 5.8% 감소한 1735만5000배럴을 기록했다.
경유와 휘발유 소비가 대폭 줄어든 것은 고유가 여파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을 감행하자 지난 3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 130달러 선을 넘나들며 석유제품 가격이 폭등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유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아직 사태가 종결되지 않았기에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국제 경유가격이 상승세를 멈췄다"며 "이에 시차를 반영하면 국내 가격도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