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이 토종 차량용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 텔레칩스에 지분을 투자하며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장에 나섰다.
구 회장은 LX세미콘 본사에 개인 집무실을 꾸릴 정도로 반도체 사업에 애착이 큰데 이번 투자로 LX그룹의 '반도체 비전'이 구체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108320)은 267억7005만원 규모의 텔레칩스(054450) 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3.34%에 해당한다. 이번 투자로 텔레칩스 지분 10.93%를 확보해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은 물론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LX세미콘은 DDI 사업이 중심이었으나, 차량용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최근 매출 다변화를 모색해 왔다. DDI는 전달받은 디지털 신호를 RGB 아날로그값으로 전환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에 전달해 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돕는 반도체다.
텔레칩스는 국내 팹리스 기업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에 안드로이드 기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납품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텔레칩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364억원, 영업이익 81억원, 순이익 70억원으로, 영업손익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X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어 LX세미콘의 시스템온칩(SoC)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의 SoC 부문 매출은 작년 기준 약 2200억원 규모로 전사의 약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디스플레이향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텔레칩스는 자동차 AVN, 디지털 콕핏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차량용 MCU, MPU(마이크로 프로세서 유닛)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텔레칩스와의 협업은 제품 다변화를 통한 LX세미콘의 SoC 사업 확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 회장은 광화문 본사 집무실 말고도 LX세미콘의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양재캠퍼스에 별도의 집무실을 두고 번갈아 가며 출근할 정도로 반도체에 관심을 두고 있다.
LG에서도 반도체를 맡았떤 구 회장은 LG반도체가 현대전자로 흡수합병될 당시 마지막 대표였다. 당시 그는 인수합병을 반대했지만, 정부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못다 이룬 반도체 비전을 LX세미콘을 통해 다시 이루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LG 시절부터 미래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구 회장은 LX그룹을 이끌면서도 타고난 승부사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구 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LX그룹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X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매그나칩은 DDI 분야에서 설계와 생산을 하며 시장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매그나칩 인수를 통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LX세미콘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구 회장은 LX그룹 창립 당시 "우리 안에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