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가 연이은 수주 낭보에도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등 원자재값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선가 인상분이 수주 실적에 반영되면 내년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8만 입방미터급 대형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 한국조선해양
◆조선 3사, 1분기 합산 영업손실 9614억원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합산 영업손실은 9614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455억원과 영업손실 4701억원을 기록했다. 조선 3사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손실인 2129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도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3조9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396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됐다.
삼성중공업(010140)은 1분기 영업적자가 949억원으로 전년보다 81% 개선됐으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8465억원으로 20% 줄었다.
이 같이 조선 3사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선박 수주 물량에 대한 원가 상승분을 미리 반영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분기에도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쌓으면서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톤(t)당 10만원가량을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총 1471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800억원, 4000억원가량을 충당금으로 선반영했다.
성기종 HD현대 IR담당 상무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급등한 강재 가격으로 인해 연결기준으로 1471억원 충당금을 쌓게 됐다"며 "금융시장이 혼란스럽고 예상치 못한 전쟁으로 추가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면서 기존 예상했던 가격보다 인상된 강재 가격을 선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수주 랠리, 올 하반기부터 실적 반영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주 랠리가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 상반기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서 흑자 전환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3사는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수주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이미 올해 수주목표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한국조선해양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95척, 111억8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74억4000만달러)의 64.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만 총 20척, 46억1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89억 달러) 대비 51.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19척, 33억 달러를 수주하면서 연간 수주 목표(88억 달러)의 38%를 달성했다.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약 3년치 일감을 쌓아둔 상태로 연말이나 내년쯤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며 "3분기부터 가급적이면 흑자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